월 12회 야간작업 제한에 기사 반발 … "소득 공백 대책부터 마련해야"주간 운임 인상 요구까지 … 규제 비용 소비자 전가·서비스 축소 우려사회적 대화 미뤘지만 입법 논의는 계속 … 소득 보전·비용 분담은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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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초구 쿠팡 물류센터 ⓒ연합뉴스
새벽배송 노동시간을 제한하려는 정치권의 규제 추진이 배송기사의 소득 감소와 택배비 인상 문제에 부딪혔다.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회의는 잠정 연기됐지만, 현장과 소비자의 부담을 뒤로 미룬 규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30일 택배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관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의 이날 회의가 잠정 연기됐다. 재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11월 국회 법안 심사에 앞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지난해 9월 출범한 대화 기구에선 그동안 분류 작업 배제와 건강검진 실시 등에 대한 참여 주체들의 일정 부분 입장 공유가 있었다. 반면 야간 작업시간을 어느 수준으로 설정할지는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참여 주체들이 이견이 남은 문제를 입법 과정에서 풀어보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문제는 논의 무대를 국회로 옮겨도 규제에 따른 비용과 소득 감소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사가 부담할 비용을 정하지 못한 채 노동시간 제한부터 법제화하면, 합의되지 않은 부담을 기업이나 기사에게 떠넘길 수 있다. 정치권 주도의 사회적 대화가 자율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대신 입법 규제의 명분을 쌓는 절차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박홍배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야간작업을 하루 최대 10시간, 연속 최대 3일, 한 달 최대 12회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무가 끝난 뒤에는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을 보장하도록 했다.야간노동에 따른 건강 위험을 낮추자는 취지지만, 현장에선 일할 기회와 수입이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생계비는 그대로인데 근무 횟수만 제한하면 다른 배달이나 대리운전 등을 병행하는 'N잡'으로 이어져 오히려 휴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쿠팡노동조합과 비노조택배연합,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는 지난 8일 공동성명에서 "법으로 일할 시간을 제한한다고 월세와 대출 원리금, 자녀 학비와 생활비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가 근무시간을 강제로 줄인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쿠팡파트너스연합회가 배송기사 33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8%가 월 12회 제한에 반대했고, 97%는 작업시간이 제한되면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단체의 조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간 제한을 곧바로 처우 개선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장 목소리가 확인된 것이다.소득을 유지하려면 배송 수수료를 높여야 하지만, 이 역시 비용 부담 문제로 이어진다. 일부 택배사는 인력 확충 등 기사 소득 보전 비용을 감당하려면 새벽배송뿐 아니라 주간 배송 운임도 함께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간 물량 확보 경쟁 속에서 추가 비용까지 자체적으로 부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업계 일각에선 택배비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여당의 회의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택배사가 주간 운임까지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소비자 부담 문제가 부각됐다"며 "을지로위원회가 이에 부담을 느껴 회의를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노동시간 제한에 따른 인력 확충으로 택배사의 운영비 상승은 예상되는 지점이다. 한국상품학회는 야간배송 노동시간을 주 60시간에서 48시간으로 줄일 경우 추가 인력 3750명과 기존 기사 소득 보전 등을 가정하면 월 369억원, 택배 한 건당 1061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만약 박 의원이 발의한 월 12회 제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실제 야간근로시간은 주 30시간으로 제한돼 추가 비용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새벽배송은 물류센터와 냉장·냉동 설비, 배송망이 연결된 서비스다. 추가 인력 확보가 어렵거나 비용 부담이 커지면 배송비 인상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 지역과 물량이 축소될 가능성도 따져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시간 제한의 필요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기사 소득과 소비자 편익, 사업 운영에 미칠 영향도 함께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