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美 순방 동행해 투자 서밋 참석 … 글로벌 투자자에 K-바이오 경쟁력 알려록빌 공장 인수로 첫 美 생산거점 확보 … 항체 생산능력 84만5000ℓPPG 공개매수-3조원 유상증자 추진 … 항체·mRNA·ADC 이어 펩타이드 진출제넨텍·로슈 거친 37년 바이오맨 … 고객 확대에 CEPI·릴리 협력까지
  • ▲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삼성바이오로직스
    ▲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회사의 생산거점과 사업영역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 미국에 첫 생산기지를 확보한 데 이어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 미국 순방에 동행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알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존 림 대표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 2026'에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경제인으로 동행해 글로벌 금융기관·투자자들과 만났다.

    림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이 이미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과 글로벌 투자기관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지속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

    ◇ 록빌 확보하고 PPG 공개매수 … 생산거점·사업영역 동시 확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월31일(현지시각)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했다. 회사의 첫 미국 생산거점이다.

    록빌 시설은 6만ℓ 규모의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췄다. 송도 78만5000ℓ에 록빌 6만ℓ가 더해지면서 전체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은 84만5000ℓ로 늘었다.

    이번 인수로 송도에 집중됐던 생산체계를 한국과 미국으로 이원화했다. 기존 GSK 제품 생산을 이어가는 동시에 북미 고객의 현지 생산 수요에 대응할 기반을 확보했다.

    7월에는 글로벌 펩타이드 CDMO 폴리펩타이드그룹(PPG)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최대 인수금액은 약 14억6000만스위스프랑, 약 2조7000억원이다. 회사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규모 M&A로 설명했다.

    현재 공개매수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개매수기간은 현지시각 기준 9월15일부터 10월12일까지다. 회사는 연내 인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개매수 응모지분과 규제 당국 승인 등 거래 조건을 충족해야 인수가 마무리된다.

    인수의 핵심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력 항체의약품에 더해 메신저리보핵산(mRNA)과 항체·약물접합체(ADC)의 개발·생산 역량을 확보해왔다. 여기에 비만·당뇨치료제 시장 성장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펩타이드를 추가하려는 것이다.

    투자설명서를 보면 PPG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1.6% 늘었다. 비만·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제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68.4%를 차지했다.

    자체사업 구축 대신 인수를 택한 배경도 시장 진입 속도에 있다. 회사는 투자설명서에서 펩타이드 개발·생산 경험을 갖춘 내부 인력이 제한적이며 자체적으로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PPG를 인수하면 기존 고객 관계와 개발·생산기술, 숙련된 인력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미국·유럽·인도에 걸친 6개 생산거점과 기존 CDMO 계약도 승계해 사업 진입에 필요한 기간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인수 재원 마련에도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약 3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자금 가운데 약 2조7000억원은 PPG 인수에, 나머지는 송도 6공장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6공장은 18만ℓ 규모로 2029년까지 건설을 마칠 계획이다. 회사는 6~8공장을 순차적으로 추가해 록빌을 포함한 전체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138만5000ℓ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PPG 인수와 6·7공장, 제3바이오캠퍼스, 미국 록빌 시설 증설 등을 포함해 2034년까지 약 15조4000억원의 투자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유증은 기존 사업 운영에 필요한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인수 재원을 확보하고, 후속 투자에 대응할 재무여력을 남기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림 대표는 PPG 인수 발표 당시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정상윤 기자. 181204 ⓒ뉴데일리
    ▲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정상윤 기자. 181204 ⓒ뉴데일리
    ◇ 제넨텍·로슈 거친 '37년 바이오맨' … 고객·수주 기반 확대
    림 대표는 약 37년 경력의 제약·바이오 전문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하기 전 제넨텍과 로슈 등에서 연구개발(R&D), 기술운영, 제품개발, 재무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뒤 2020년 12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생산능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 거점 확장을 3대 성장전략으로 추진해왔다.

    고객과 수주 기반도 넓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20 제약사 가운데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회사가 23일 밝힌 2021년 이후 공시 기준 누적수주액은 약 19조5883억원이다. 창립 이후 누적수주액은 219억달러에 달한다.

    10일에는 유럽에 있는 제약사와 약 3508억원 규모의 신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33년 12월31일까지다. 

    실적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회사 발표 기준 매출은 2조5780억원,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8%, 29% 증가했다. 회사는 1~4공장의 높은 가동률과 우호적인 환율을 성장요인으로 꼽았다. 5공장과 록빌 시설의 매출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해외 경제외교 현장에도 참여해왔다. 2021년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한미 백신기업 협력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코로나19 mRNA 백신 완제의약품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생산·출하를 진행했다.

    이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 등에도 참석하며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및 투자자들과 협력관계를 확대해왔다.

    ◇ CEPI·릴리 협력 … 백신 공급망·국내 바이오텍 지원으로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협력은 백신 공급망과 국내 바이오기업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2월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백신 제조시설 네트워크(VMFN)에 합류했다. 향후 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재조합 단백질 백신을 신속하게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준비하는 협력이다.

    3월에는 일라이 릴리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릴리게이트웨이랩스(LGL)'의 국내 거점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신규 거점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2027년 7월 준공 예정인 오픈이노베이션센터 'C랩 아웃사이드'에 들어선다.

    양사는 최대 30개 바이오기업을 공동으로 선발·육성할 계획이다. 연구공간과 시설 제공에 더해 R&D 협력과 멘토링, 투자유치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기업과 글로벌 제약사의 접점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한 국내외 바이오기업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PPG 인수 이후의 생산·운영체계 통합도 과제다. 회사는 투자설명서에서 PPG의 화학합성 기반 펩타이드 제조기술과 자사의 항체의약품 생산기술 간 차이를 짚으며 인수 후 노하우 공유와 운영체계 통합에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