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특유의 닭육수와 인삼 향을 사발면에 구현걸쭉한 국물과 풍미 일품 … 높은 나트륨은 다소 부담오리지널 조리법에 이어 커스텀 레시피도 직접 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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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심
삼계탕은 간편함과는 거리가 있는 음식이다. 닭 한 마리에 찹쌀과 마늘, 인삼 등을 넣고 오랜 시간 끓여내야 비로소 한 그릇이 완성된다. 몸을 데우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말 그대로 보양식이다.삼계탕을 편하게 먹기 위한 제품들은 지속적으로 개발돼왔다. 지금은 포장에서 꺼내 데우기만 하면 5분이면 완성되는 레토르트 제품들도 다양하다.라면 형태도 마찬가지다. 삼양식품은 삼계탕면과 흑삼계탕면을 한정판으로 출시했었고, 하림도 삼계탕면을 봉지와 컵 형태 제품으로 선보였다. 다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
- ▲ 패키지는 기존 육개장 사발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조현우 기자
농심 삼계탕 사발면은 기존 베스트셀러 제품인 육개장 사발면의 형태를 빌린 제품이다. 지난 6월 일본 시장에 먼저 출시된 이후 일본 여행객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입소문이 퍼졌고, 일부 중고거래에서는 웃돈까지 붙었다.농심은 지난 8월 국내에도 한정 물량을 내놨다. 농심몰에서 판매한 1000세트는 10분 만에 모두 팔렸고 쿠팡의 6개 묶음 사전예약 물량 역시 하루 만에 소진됐다.단순히 기존 닭육수 라면의 이름만 바꾼 제품은 아니다. 농심은 개발에 약 1년 6개월을 들였고, 삼계탕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닭 육수에 인삼 풍미를 더했다. 건더기에는 닭고기의 식감을 구현한 대체육을 넣었으며, 면은 기존 사발면보다 조금 굵고 납작하게 만들었다. -
- ▲ 면과 후레이크를 포함한 중량ⓒ조현우 기자
뚜껑을 열면 면과 함께 건조된 파와 마늘, 고기 형태의 건더기가 보인다. 여기에 분말스프를 뜯는 순간 예상보다 강한 인삼 계열의 향이 먼저 올라온다. 일반적인 닭육수 라면과 가장 확실하게 구분되는 지점이다.조리 방법은 기존 육개장 사발면과 동일하다. 뜨거운 물을 표시선까지 붓고 3분을 기다리면 된다. -
- ▲ 후레이크와 분말 스프의 중량. 스프를 뜯을 때 인삼의 향이 코 끝에 훅 와닿는다.ⓒ조현우 기자
완성된 국물은 삼계탕 국물과 비슷한 부분이 보인다. 국물에 기름기가 언듯 보이고, 윗 부분을 떠 입에 넣으면 맑은 국물의 맛이다. 숟가락을 용기 아래부터 떠올려 마시면 걸쭉한 질감이 느껴진다. 오래 끓인 삼계탕과 같은 점도다.첫 입에서는 닭 육수의 짭짤한 감칠맛이 먼저 느껴진다. 뒤이어 인삼을 연상시키는 향이 은근하게 따라온다. 스프를 처음 뜯었을 때의 강렬한 인삼향 대신, 뒷맛을 가볍게 정리해주는 킥으로 작용한다. 삼계탕 한 그릇을 그대로 압축했다기보다, 삼계탕을 구성하는 ‘닭육수와 인삼’이라는 특징을 골라 사발면에 옮긴 쪽에 가깝다.
면도 일반 육개장사발면과는 차이가 있다. 상대적으로 굵고 납작해 씹는 느낌이 조금 더 살아있다. 국물 자체가 맵거나 강하지 않은 만큼 면의 식감도 비교적 또렷하게 느껴진다.레시피 그대로 조리해서 먹어보면 방향은 분명하다. 맵고 자극적인 맛 대신 닭육수와 인삼 향을 앞세운 사발면이다. 다만 실제 삼계탕을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닭고기의 풍성한 식감이나 마늘·후추의 강한 풍미까지 한 컵 안에서 구현하기에는 빈자리가 있다.-
- ▲ 반투명한 국물에 기름기가 떠있는 것이 눈에 띈다.ⓒ조현우 기자
그래서 이번에는 오리지널 조리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농심몰 홈페이지에 공개된 커스텀 레시피를 적용해서 직접 만들어봤다.오리지널 레시피에서 가장 다른 것은 용기다. 기존 용기 대신 내열 용기로 면을 꺼내 뜨거운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서 2분간 돌렸다. 또 기름 없는 팬에 가볍게 구워낸 닭고기 안심을 찢어 올렸으며, 기름진 국물맛을 잡아줄 청양고추도 반개 다져 위에 올렸다.여기에 ‘누룽지 백숙’을 구현하기 위해 농심 누룽지 POP 제품을 두 개 올렸다. 전자레인지에 넣기 전에 누룽지 POP을 넣을까 고민했지만, 천천히 국물이 스며들어 풀어지는 식감을 느끼기 위해 조리 이후 올렸다. -
- ▲ 내열 그릇에 옮겨 담아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뒤 청양고추와 닭고기, 누룽지 POP을 올렸다.ⓒ조현우 기자
결론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확실히 전자레인지 조리 과정에서 면발은 특유의 탄력이 생겨 더 좋았다. 올린 닭고기도 국물과 면의 풍미를 더해주는 포인트였다. 다만 청양고추는 실패였다. 기름진 국물맛을 잡아주고 변주를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장 큰 장점인 국물 맛을 이도저도 아니게 끌어내렸다.기름진 맛을 누르기 위해서라면 국물에 청양고추을 넣는게 아니라, 김치 등을 활용하는게 훨씬 나았다.만족감은 면을 다 먹은 후 밥을 말았을 때 나왔다. 정말 삼계탕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느낌이었다. 걸쭉하고 짭짤한 국물은 찬밥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닭고기를 굽고 전자렌지에 돌리고 하는 수고가 민망해질 정도였다. 체감은 ‘삼계탕 라면’을 먹다가, 마지막에는 정말 ‘삼계탕’을 먹는 느낌이었다. -
- ▲ ⓒ농심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뒤에야 영양성분이 눈에 들어왔다. 삼계탕사발면은 1용기 85g 기준 360㎉다. 나트륨은 1630㎎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82%에 달한다. 탄수화물 58g(18%), 당류 5g(5%), 지방 11g(20%), 트랜스지방 0g, 포화지방 5g(33%), 콜레스테롤 5㎎ 미만(1%), 단백질 7g(13%)이 들어 있다.특히 한 끼에 나트륨 기준치의 80% 이상을 섭취하게 되는 만큼 국물까지 모두 마시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삼계탕’이라는 이름에서 건강식을 연상하기보다는 삼계탕의 맛을 구현한 컵라면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