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4일 비대면진료 제도화 … 약배송은 섬·벽지 등 일부 환자로 제한政, 전체 비대면진료 환자로 재택수령 확대 논의 … 확대 시 추가 법 개정 필요정진웅 닥터나우 대표-권영희 대한약사회장, 10월8일 복지부 국감 증인 출석 요구약사회는 오남용·안전관리 우려 … 플랫폼업계·환자단체는 의약품 접근성 개선 요구
  • ▲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한약사회가 주최한 비대면진료 약배송 저지를 위한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발대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60909 ⓒ뉴시스
    ▲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한약사회가 주최한 비대면진료 약배송 저지를 위한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발대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60909 ⓒ뉴시스
    12월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가 꺼낸 처방약 배송 확대 논의가 국정감사 검증대에 오른다. 일부 환자에게만 허용된 의약품 재택수령을 전체 비대면진료 환자로 넓히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약사사회와 플랫폼업계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재택수령 대상 확대의 필요성과 안전관리체계의 준비 수준이 이번 국감의 주요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1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와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8일 보건복지부 국감 증인으로 출석 요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에서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안을 의결했다. 비대면 약배송과 관련해 플랫폼업계와 약사사회의 입장을 함께 들을 예정이다.

    비대면진료는 12월24일 개정의료법 시행에 따라 시범사업에서 정식제도로 전환된다. 현행 시범사업의 재택수령대상은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 수급자·등록장애인 등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자, 희귀질환자 등으로 제한됐다. 그 외 환자는 본인이나 대리인이 약국을 방문해 약을 받아야 한다.

    12월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된 뒤에도 의약품 재택수령 대상은 현재처럼 일부 환자로 제한된다. 전체 비대면진료 환자로 대상을 넓히려면 추가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8월20일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약배송 허용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시행을 위한 하위법령에는 가까운 동네약국 중심의 배송과 비대면진료 전담약국 금지 등을 담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조제약의 품질관리와 복약지도, 환자의 실제 수령 여부 확인 등 전달과정의 안전관리방안도 함께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달 3일 전문기자협의회 현안질의에서 제도 시행 이후 안전성과 시장질서를 점검하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복약지도 강화와 적정한 수가 보상, 약사의 배송업체 선택권 등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국무조정실과 약사단체, 비대면진료 중개업체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한약사회는 약배송 확대를 전제로 한 협의체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약배송 대상을 다시 넓히려면 어떤 환자에게 확대가 필요한지부터 설명해야 한다"며 "국감에서는 현행 재택수령의 실태평가와 함께 반복·과다처방을 막을 장치가 준비돼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지난달 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같은 달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약사와 약대생 등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이 참여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배송대상 확대에 앞서 비대면진료의 처방·배송실태와 안전성을 먼저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쇼핑과 의약품 오남용뿐만 아니라 배송 중 변질·오배송, 복약지도 약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약사회는 반복·과다처방이 의심되는 사례도 공개했다. 접수된 사례에는 한 환자가 11일 동안 의료기관 9곳에서 항우울제 '스타브론정'을 반복 처방받고 특정 약국에서 600일분을 조제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약사회는 이러한 사례를 근거로 초진뿐만 아니라 재진에서도 처방일수를 관리하고 환자 본인확인 등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플랫폼업계와 일부 환자·소비자단체는 진료를 비대면으로 받더라도 약 수령을 위해 다시 약국을 방문해야 한다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소비자연맹 등이 참여한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는 지난달 9일 비대면진료와 의약품 배송을 함께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의약품 오남용과 특정 플랫폼의 과도한 영향력을 막을 안전장치도 요구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7월 비대면진료 이용자 20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87.5%가 약배송 허용범위를 현행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8.8%는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약국 뺑뺑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약 수령 지연 문제는 과거 자료에서도 나타났다. 원산협이 2024년 복지부의 국회 제출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수치를 보면 비대면진료 뒤 약 수령까지 12시간 이상 걸리거나 수령에 실패한 비율은 평일·주간 21.9%, 휴일·야간 34.3%였다. 플랫폼업계는 약사사회가 제기하는 안전성 문제를 협의체에서 논의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국감에서는 정부의 대상 확대 근거와 반복·과다처방 통제방안, 복약지도·수령 확인·배송사고의 책임기준이 함께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진료를 받고도 약을 구하지 못하는 환자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 확대 논의의 목적이어야 한다"며 "약사의 복약지도와 수령자 확인, 배송추적, 사고 발생시 책임기준이 함께 정리돼야 환자와 약국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