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점서 15% 꺾였는데 …美 10년물 금리 '2002년 이래 최고'美2분기 GDP 2.2%로 대폭 상향 … "고성장으로 고금리 극복" 심리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 글로벌 증시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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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춰 국채금리를 떨어뜨리던 공식이 깨진 셈이다.견조한 미국 경제 성장세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에 따른 채권 수급 부담이 장기금리를 밀어올리면서 글로벌 증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최근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1.04달러(1.16%) 반등한 배럴당 90.42달러에 마감했다.전날에는 장중 89.38달러까지 떨어져 90달러 선을 밑돌기도 했다. 이달 중순 105달러 선을 웃돌던 유가가 고점 대비 15% 안팎 급락하며 안정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폭등세를 연출했다.금융정보업체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04%까지 치솟으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기록한 고점(5.303%)마저 넘어섰다. 이는 2002년 5월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이날 채권 매도세를 촉발한 결정적 요인은 미국의 예상 밖 '성장세'였다.미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2.2%(전기 대비 연율)로 종전 발표치(1.5%)보다 0.7%포인트나 대폭 상향됐다.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 증가율이 3.8%로 뛰었고 AI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기업 설비투자가 경제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함께 발표된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근원 PCE 지수는 3.0%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를 보였다.하지만 시장은 물가 안정보다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높은 금리 수준에서도 미국 경제가 강력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훨씬 긴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우려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여기에 구조적인 채권 수급 불균형도 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공급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고금리 회사채를 공격적으로 발행하고 있다.시장의 채권 매수 자금이 우량 회사채로 대거 분산되면서 미 국채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졌고 이는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수급 왜곡으로 이어졌다.글로벌 자산시장의 무위험 수익률이자 할인율인 10년물 국채금리가 5.3%를 돌파하자 주식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부담은 급격히 커졌다.금리 급등세가 장기화될 경우 성장주와 고평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조정 압력이 거세지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자금의 마진콜 청산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초반까지 내려왔음에도 장기금리가 5.3%를 뚫었다"며 "국채금리의 실질적인 상단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걸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