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경험 많을수록 소비 충격 제한, 반복된 고환율에 가계 ‘적응’ 외환위기 겪은 X세대 소비 감소폭 작아 … MZ세대는 상대적으로 더 위축 원·달러 1500원대에도 소비 급랭 없어 … 한은 “정책 예측 가능성 높여야”
-
- ▲ ⓒ뉴데일리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과거와 달리 가계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은 배경에 반복된 고환율 경험이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외환위기 이후 환율 충격을 여러 차례 겪은 X세대가 MZ세대보다 소비를 덜 줄이는 등 세대와 재무 여건에 따라 반응도 엇갈렸다.1일 한은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환율급등 경험과 가계소비 간의 관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급등을 많이 경험한 가계일수록 환율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과거에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중간재 가격이 오르면 실질소득이 줄고 소비도 위축되는 경로가 뚜렷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1997년 평균 951.1원에서 외환위기가 본격화한 1998년 1398.9원으로 47.1% 급등했다. 당시 가계 소비와 소비심리도 큰 충격을 받았다.이후 양상은 달라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2022년 이후 고환율 국면에서는 소비심리가 충격 직후 하락하더라도 외환위기 때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2021년 평균 1144.4원에서 2022년 1292.0원으로 12.9% 뛰었고 최근에는 1500원대까지 상승했지만 가계 소비 위축은 과거보다 제한적이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세대별 차이도 확인됐다. 1965~1979년생인 X세대는 환율 상승에도 소비를 상대적으로 적게 줄인 반면 1980~1995년생 MZ세대의 감소 폭은 더 컸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진입과 자산 형성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고환율을 겪은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의 경험 차이가 소비 대응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부국장은 "X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참여와 자산 형성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환율 수준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높은 환율 수준에 대응하는 적응적 소비 행태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재무 여건별로는 자산이 적거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은 가계에서 오히려 소비 감소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한은은 가계가 반복되는 충격을 겪으며 저축이나 불필요한 지출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소비 구조 자체를 바꿔온 결과일 가능성에 주목했다.최 부국장은 "최근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올랐으나 가계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며 "이런 분석 결과는 가계가 반복적인 환율 급등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가계의 적응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