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목표 1.5%→3%, 넉 달 만에 바뀐 총량관리레버리지 출시 두 달 만에 규제 강화 … 이억원 정책 판단 쟁점“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 이찬진, 레버리지·ELS 감독 책임김용범·박현주 등 핵심 증인 빠져 … 정책 결정 과정 검증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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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빚·레버리지·ELS를 뒤늦게 수습해온 금융당국이 국감 검증대에 오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정책·감독 책임을 설명해야 하지만 김용범 전 정책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의 핵심 증인으로 야당이 요구한 인사들은 빠졌다. 정책 결정의 앞단보다 현직 두 수장에게 책임 추궁이 집중되는 국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날 올해 국정감사 일반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금융감독원은 19일 각각 감사를 받고 22일 금융 분야 종합감사가 이어진다.

    이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부터 레버리지 상품까지 금융위의 정책 판단을 설명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낮추며 총량관리를 강화했다가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실수요자 불편이 커지자 8월 목표를 3%로 두 배 높였다. 이 기간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019조 8000억원으로 석 달 새 25조 9000억원 늘어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이 위원장을 향한 주요 질의 대상이다. 금융위는 해외 상품과의 규제 비대칭을 해소한다며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ETN의 국내 상장을 허용했다. 금융위는 출시 전부터 일반 ETF보다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이라며 투자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를 금지했으며 기본예탁금도 대용증권을 포함한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다. 사전에 위험을 인지하고도 출시 두 달 만에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한 만큼 최초 제도 설계와 투자자 보호가 충분했는지가 국감 쟁점으로 남았다.

    이 원장은 같은 사안을 감독 책임 측면에서 마주한다. 그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부작용이 커졌다는 평가도 내놨다. 감독당국 수장이 정책 도입 한 달여 만에 사실상 문제점을 인정한 만큼 출시 단계에서 금감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자 보호 역할을 했는지가 검증 대상이다.

    홍콩 H지수 ELS도 이 원장에게 남은 현안이다. 대규모 손실과 불완전판매 논란 이후 판매제도를 손질했지만 제재 수위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판매 은행 5곳에 약 1조 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안을 의결했다가 재심의에서 약 60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금융위 최종 의결을 앞둔 만큼 소비자보호를 강조해온 이 원장이 감경 기준과 제재의 일관성을 어떻게 설명할지도 관심사다.

    두 수장을 둘러싼 현안은 쌓였지만 정작 레버리지 ETF의 도입 경위를 교차 검증할 증인은 현재 명단에서 빠졌다. 8일 금융위 국감 일반증인은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과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 등 2명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레버리지 ETF 관련 증인 39명은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물론 박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김 전 실장과 박 회장이 빠지면서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국감은 출발부터 정책 결정의 앞단을 비워둔 채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 13일 김 전 실장과 금융당국·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 누가 상품 도입을 제안했고 어떤 검토를 거쳤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두 사람의 증인 채택을 요구해왔다. 박 회장을 비롯한 금융투자업계 인사들이 정책 논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핵심 당사자들이 빠진 자리는 결국 금융당국 수장을 향한 책임 추궁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가계대출 규제를 넉 달 만에 되돌린 배경과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한 정책 판단을, 이 원장은 고위험 상품에 제동을 걸지 못한 감독 책임과 ELS 사후 제재를 각각 설명해야 한다. 정책 결정의 전후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지 못한 채 이미 불거진 부작용과 사후 대책을 놓고 현직 두 수장에게 질의가 집중되는 구조다.

    남은 변수는 추가 증인 채택이다. 19일 금감원 국감과 22일 종합감사까지 김 전 실장과 박 회장 등의 출석이 끝내 불발되면 국감은 "왜 뒤늦게 수습했나"를 이억원·이찬진에게 묻는 구도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의 뒷북 수습을 검증한다면서 정작 정책 결정의 앞단은 빠지고 사후 대응을 맡은 현직 수장만 '총알받이'로 남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감에서는) 결과만 놓고 책임을 묻기보다 처음 어떤 판단으로 정책을 결정했고 이후 왜 방향을 바꿨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검증 없이 현직 기관장에 대한 질타만 이어지면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