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도 따라 사건 분류 … 일반 6개월·경미 3개월 내 처리 원칙1억원 이하 과징금 소위원회로 … 향후 10억원 이하까지 확대유출 신고 급증에 조사체계 개편 … 전담 조사단·전문 조사관 강화
  •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파급력이 큰 사건에 조사 인력을 집중하고 1년 안에 처분을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건은 3개월 이내 처리하는 등 사건 규모와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을 차등화한다.

    개인정보위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개인정보 유출·침해 사건 신속 조사 및 조사역량 강화 방안'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개인정보 유출·침해 사건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한정된 조사 인력을 사건 중요도에 따라 배분해 처리 기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는 2022년 167건에서 2023년 318건, 2025년 44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32건이 접수됐다.

    개인정보위는 앞으로 유출·침해 사건을 중요·일반·경미 등 세 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1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거나 사회적 관심과 우려가 큰 사건, 주요 공공시스템 해킹 등은 중요 사건으로 분류한다. 중요 사건에는 숙련된 선임 조사관을 중심으로 전담 조사단을 구성하고 12개월 이내 처분을 원칙으로 한다.

    사건 발생 초기에는 현장 대응반을 투입해 유출 영향을 받은 시스템과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도 점검한다. 지난달 말 기준 개인정보위가 파악한 중요 사건은 티빙 관련 사건을 포함해 약 15건이다.

    일반 사건은 6개월 이내 처리를 목표로 한다. 해킹이나 업무상 과실, 시스템 오류 등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묶어 연계·일괄 조사하는 방식으로 처리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경미한 사건은 3개월 안에 마무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중소·영세 사업자 등에 대해서는 최초 과태료를 면제하거나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등 처벌보다 사고 원인 개선과 재발 방지에 무게를 둔다.

    조사 필요성이 낮은 사건은 조사에 착수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한다. 경미한 인적 실수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회수했거나 내부 유출로 조사 실익이 낮은 경우, 정보주체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없는 일회성 침해 등이 대상이다.

    과징금 사건의 처리 절차도 바뀐다. 기존에는 과징금 부과 사건을 전체회의에서 다뤘지만 앞으로 예상 과징금이 1억원 이하인 사건 등은 소위원회가 처리한다.

    올해 6월까지 과징금이 부과된 200건 가운데 1억원 이하 사건은 107건으로 54%를 차지했다. 기준을 3억원 이하로 확대하면 68%, 10억원 이하까지 넓히면 85%가 소위원회 처리 범위에 들어간다. 개인정보위는 운영 결과를 살펴본 뒤 소위원회 처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는 기간도 구체화한다. 사건이 지정되면 원칙적으로 14일 이내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고,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할 때도 해당 사실을 조사 대상자에게 통지한다. 조사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6개월 또는 12개월 단위로 진행 상황을 알린다.

    대규모·복잡 사건의 경우 조사 대상자가 요청하면 처분 사전통지에 앞서 사실관계 조사 결과를 설명한다. 심의·의결 전까지 의견을 제출할 기회도 보장해 조사 대상자의 방어권을 강화한다.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공개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 처분 건수 중심에서 연도·기관별 사건 접수 및 처분 현황과 조사 소요기간, 소송 제기 현황, 주요 유출 사례 등을 추가로 공개한다.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는 중대성 판단과 가중·감경률뿐 아니라 부과기준율과 투자감경률도 공개할 예정이다.

    조사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개인정보위는 분야별 교육을 확대하고 핵심 조사관을 전문관으로 지정해 순환보직에 따른 업무 단절을 줄일 계획이다. 현재 개인정보위 전문 조사관은 31명이며, 대규모 사건을 이끌 수 있는 3~5년 이상 경력의 핵심 선임 조사관은 5명 미만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검색 데이터베이스 체계를 구축해 조사 업무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사건이 급증하고 대규모·복잡 사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모든 사건을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하기보다 사건의 중요도와 특성에 맞게 조사 역량을 배분하는 게 필요하다"며 "신속성뿐만 아니라 공정성과 투명성을 갖춘 조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