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500억달러 美 선공개, 韓정부는 “투자·규모 미정”합의문 없던 84억달러 EOR까지 등장 … 정부, 뒤늦게 사실관계 확인김정관 “합의보다 훨씬 나간 이야기” … 상업적 합리성 재차 강조트럼프 “합의 안하면 두 배” … 2000억달러 전략투자 후속 협상 부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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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투자에 500억달러 이상을 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84억달러 규모 석유사업까지 꺼냈다. 한국 정부가 "합의에 없다"며 뒤늦게 미국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대미투자 협상에서 정부가 무엇을 어디까지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둘러싼 정보 공백이 커지고 있다.3일 외신과 정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의 협상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원유 회수 증진(EOR) 프로젝트에 84억달러"라고 밝혔다. 사업 위치나 투자 방식, 한국 측 참여 주체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한국 정부의 설명은 달랐다. 산업통상부는 "전략투자와 관련해 양국 간 합의된 것은 공동팩트시트와 보도자료에 명시된 것이 전부"라며 EOR 사업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통상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발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84억달러라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공개한 뒤 한국 정부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셈이다.불과 이틀 전 알래스카 LNG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는 알래스카 사업을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적 요건을 전제로 추가 검토하는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참여를 사실상 확정된 사업처럼 발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500억달러를 넘는 투자 규모를 제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투자 여부와 규모 모두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미국 측 발표 수위가 양국 간 협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장관은 "숫자나 단정 짓는 듯한 표현은 합의한 것보다 훨씬 많이 나간 이야기"라며 알래스카 LNG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사업성을 높일 방안을 받아 경제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투자 협의를 공개 압박으로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이 알래스카 사업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성급하지 않았다. 그들이 있었고 한국 대표단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들이 하고 싶지 않다면 나로서는 괜찮다. 그들에게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고 했고, 재차 질문이 나오자 "곧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말했다. 무엇을 두 배로 하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알래스카 사업은 경제성 검증도 남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는 445억~545억달러로 추산된다. 알래스카 북부에서 남부 니키스키까지 약 1300㎞의 파이프라인과 가스처리·액화시설을 건설해야 한다. 연간 생산능력당 투자비는 최근 미국 걸프 연안 LNG 사업의 두 배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투자 판단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배경이다.한국이 미국과 합의한 대미투자 패키지는 총 3500억달러다.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나머지 2000억달러는 전략투자에 배정됐다. 현재 확정된 첫 사업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이며 대형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는 추가 협의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쟁점은 미국 발표의 내용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사전 인지 범위로 옮겨가고 있다. 알래스카 LNG를 검토한다는 것과 500억달러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규모를 미국이 발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여기에 공동 팩트시트에도 없던 84억달러 EOR 사업까지 등장하면서 한미 실무협의 과정에서 어떤 사업과 금액이 논의됐고 어느 단계까지 공유됐는지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발표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와도 맞물려 있다. 로이터는 84억달러 EOR 발표를 이란 전쟁과 높은 휘발유 가격에 대한 유권자 우려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조하는 경제·투자 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알래스카 LNG 발표 당시에도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향후 한미 협의에서는 알래스카 LNG의 상업성 검토와 함께 84억달러 EOR 사업의 실체와 한국 측 참여 여부가 우선 확인될 전망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상업적 합리성'과 미국 측이 잇따라 제시하는 사업·투자 규모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2000억달러 전략투자의 후속 사업 선정과 집행 일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