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부이촌동 개발소식에도 분위기 썰렁
"대지면적 좁아 사업성 한계…400%로 조정돼야" "개발 이야기 듣는 것도 지겹다" 피로감 드러내기도
기사입력 2015-08-06 15:54:39 | 최종수정 2015-08-07 08:48:36 | 이상우 | lee845859@newdailybiz.co.kr


▲ 1970년 완공된 서부 이촌동 이촌 시범아파트의 재건축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용적률 등 구체적인 개발 내용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주민들 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이촌 시범아파트 모습.ⓒ뉴데일리경제


"건물이 너무 낡았으니 재건축은 반드시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좁은 땅에 용적률 300%는 너무 적다. 건물 몇 층이나 올릴 수 있겠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틀어지고 나서 집값이 반토막났는데 서울시가 주민들을 좀 더 배려했으면 한다"(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산 시범아파트 주민 A씨)

서울시가 지난 5일 발표한 서부 이촌동 단독개발 가이드라인에 대해 주민들은 '아직 목마르다'는 입장이다. 

시는 지난 5일 △중산 시범아파트 △이촌 시범아파트·미도 연립주택 △이촌 1구역 등 3개 구역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용도지역을 2·3종 일반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전환하고 상한 용적률을 300%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산 시범아파트는 높이 30층 이하, 이촌 시범아파트·미도 연립주택과 이촌 1구역은 35층 이하로 정했다. 다만 소형 임대주택을 기부채납할 경우 법적상한 용적률인 500%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발표에 서부 이촌동 주민들은 재건축을 환영하면서도 용적률 300%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지면적이 중산 시범아파트는 8205㎡, 이촌 시범아파트와 미도 연립주택은 1만1414㎡, 이촌 1구역 2만3147㎡로 좁은 편이어서 용적률 300% 적용 시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촌 시범아파트 인근 S중개사 관계자는 "한 때 3.3㎡ 당 분양가가 1억이 넘었던 집도 많았지만 지금은 5000만원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민들 입장에서 전제 조건 없이 기본 용적률이 400%는 돼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중산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11층 높이 제한 때문에 재건축 사업성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사진은 중산 시범아파트 모습.ⓒ뉴데일리경제


미도 연립주택 주민 B씨는 "일단 재건축이 하루라도 빨리 시작돼야 한다"면서도 "시가 개발 때문에 재산권 행사를 제약받고 집값 폭락을 경험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미도 연립주택의 다른 주민 C씨는 "이제 개발 이야기 듣는 것도 지겹다. 어차피 선거용에 불과한 것 아닌가"라며 개발 피로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산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특히 불만이 많았다. 한강 스카이라인 관리와 조망권 보호 등을 위해 이촌 시범아파트나 미도 연립주택과 달리 재건축 높이를11층으로 규제했기 때문이다.  

복수의 중산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11층으로 제한해버리면 재건축을 한다고 해도 사업성에 한계가 있다"며 "일단 재건축 가이드라인이 발표됐으니 시와 협의해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대응 방향을 밝혔다.  

이상우 (lee845859@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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