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우리는 어떤 감각적 요소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원하는 반응을 유도하는지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떤 요소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마저 구매하게 만드는지 알아낼 수 있게 됐다.
아직까지 뉴로마케팅을 제대로 집행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뉴로마케팅을 위해 사용되는 안면인식, 안구추적, 음성분석, 거짓말탐지 등 기술은 현재 많이 상용화됐다지만, 뇌파측정, MRI와 같이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술은 여전히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요구한다. 그러나 기술발전과 정보축적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방대한 연구조사 없이 뉴로마케팅을 실행하게 해줄 ‘매뉴얼’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다면 앞으로 멋진 크리에이티비티를 만들어내는데 인간이 필요 없게 될까? 방대한 신경과학 자료를 보유한 인공지능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패러디 될 멋진 광고문안과 그래픽을 만들어낼까? 인간은 그저 컴퓨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지시하는 잡일만 하는 신세, 인공지능 마케터가 의도한 물건을 사주는 소비자로 전락하게 될까? 전세계 많은 광고대행사들이 이를 우려하고 그렇게 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 뇌의 시냅스 수는 10의 1,000,000 승 개이며, 이를 조합하면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슈퍼컴퓨터를 작동해도 풀어낼 수 없는 경우의 수라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도 한 동안은 도마뱀의 눈알과 개구리 발가락과도 같은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가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