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융당국 독려에도 보험료 카드납 축소 잇달아
롯데손보 7일부터 대면채널 신규고객 카드납 자동이체 불과보험업계 “카드수수료율 2% 초반, 확대 시 보험료 상승 우려”
기사입력 2019-10-10 11:55:11 | 최종수정 2019-10-10 15:24:19 | 김병탁 기자 | kbt4@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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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독려해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보험료 카드납부 방식을 축소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7일부터 보험설계사 등 대면채널로 가입한 신규고객에 한해 카드납부 자동이제 서비스를 종료한다. 카드납부를 원할 경우 고객이 매달 콜센터에 전화해, 보험료 납부 신청을 해야 한다. 단 기존 고객의 경우 신용카드 자동납부 서비스를 계속 누릴 수 있으나, 카드변경 시 서비스는 종료된다.    

앞서 지난 5월 KB생명도 저축성보험 신규 가입자에 대한 카드납부를 중단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초부터 대면채널을 통해 신규가입한 고객에 대해 카드납부 자동이제 서비스를 종료한다. 또한 생보사 중 한화·교보·ABL·KDB·푸르덴셜·오렌지라이프·IBK국민연금·교보라이프플래닛 등에서는 일절 보험료 카드납부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DGB생명의 경우 기존 보험료 카드납부 고객 중 은행계좌 자동이체로 전환한 고객에 한해, 10월 31일까지 ▲스타벅스 쿠폰 ▲신세계/이마트 모바일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조치는 보험료 대비 높은 카드수수료율에 부담을 느껴서다. 현재 보험사들의 카드수수료율은 2% 초반이다. 지난해 말 12개 생보사의 평균 자산운용이익률 3.42%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손보사 역시 최근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가량 치솟고,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0%중반대로 적정손해율(77~78%)을 크게 웃돌아 카드납부 수수료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를 카드납부로 할 경우 월 카드사에 2~3% 수준의 높은 가맹점 수수료를 납부해야 돼 부담이 크다”며 “이로 인한 사업비 상승은 보험료에 전가될 수밖에 없으며, 또한 카드납의 경우 고객의 카드대금 미납시 계약 해지 등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보험사의 카드납 지수는 아직도 낮은 편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생보사의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의 보험료 카드납 지수는 5.8%와 0.8%다. 손보사도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의 보험료 카드납 지수는 12.8%, 5.2%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자동차보험의 경우 다이렉트보험이 보편화되면서 보험료 카드납 지수가 69.1%에 달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이러한 카드납 기피 현상은 금융당국이 지향하는 정책 방향과 상반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료의 카드납부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각 보험협회에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게 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해 취임 이후 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납부를 확대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 바 있다. 또한 생·손보협회에 보험료 카드 결제 현황 및 부당 운영에 대한 개선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금융상품으로 보험료 납입이 장기간에 걸쳐 설계돼, 예상치 못한 카드납부 수수료율 부담은 보험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보험사들 역시 당장 카드납부를 확대하긴 힘들어도, 대신 은행 본인계좌 자동이체 신청 고객에 대해 보험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탁 기자 (kbt4@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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