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연초부터 미래 성장 동력인 배터리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이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모여 있는 유럽에 생산거점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친환경 중심 딥체인지의 핵심인 배터리사업에 신규 투자를 하기로 하고, 유럽에 신규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현지 법인 SKBH(SK Battery Hungary)에 11억4800만달러 출자를 결의했다.
이번 투자를 결정한 유럽 제3공장은 연산 30GWh 규모로, 헝가리 이반차(Iváncsa)市에 건설될 예정이다. 연산 30GWh 규모는 한 번 충전에 400㎞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탑재 용량 70kWh 기준 약 43만대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이반차市에 축구장 98개에 달하는 약 70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유럽 1, 2공장도 헝가리(코마롬市)에 있다.
이반차市는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50㎞ 떨어져 있다. 철도, 도로 등 원활한 물류 인프라와 함께 대도시가 인접해 있어 인력 수급이 용이하고 각종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등의 입지조건으로 낙점됐다.
투자 규모로는 SK이노베이션이 유럽에 건설하는 배터리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올해 3분기에 착공해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장기 프로젝트로, 총 22억9000만달러가 투입된다.
이번에 출자한 자금은 총 투자금액의 50%로, SK이노베이션은 향후 공장 건설에 필요한 추자 자금을 공장 건설 자금 소요 일정에 맞춰 필요시 외부 파이낸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2025년 연산 125GWh+α' 생산능력을 보유한 명실상부 세계적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중장기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그동안 수주 상황에 맞춰 10GWh 안팎의 공장 건설을 추진해온데 반해 이번에는 30GWh 규모의 대규모 공장을 건설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환경 속에서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보다 공격적인 수주를 통해 글로벌 탑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현재 41GWh에서 2025년 256GWh로 여섯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배터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유럽의 그린 딜 정책에 가장 부합하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더욱 성장시켜 SK이노베이션이 ESG경영 확대의 핵심으로 추진하는 그린밸런스2030달성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코로나19 등으로 경영상황이 어렵지만, 전사의 성장전략인 파이낸셜 스토리 기반의 ESG를 완성하기 위해 미래를 향한 그린 모빌리티 사업을 더욱 키우고자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투자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전 세계 전기차 산업의 밸류체인과 생태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는 리딩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