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과열, 지방은 미분양…양극화 심화되는 청약시장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 125대 1..역대 최고 수준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주변시세와 격차 커져대구·울산·충주 등 분양물량 몰리면서 1순위 청약 미달 속출
기사입력 2021-07-26 15:33:51 | 최종수정 2021-07-26 15:39:46 | 송학주 기자 | hakju@newdailybiz.co.kr


▲ 아파트 모델하우스 모습.ⓒ연합뉴스

올 하반기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새 아파트 청약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인해 신규 분양 단지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예년보다 많은 단지가 분양에 나서면서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다만 같은 지역 안에서도 분양이 잘 된 단지가 있어 앞으로 분양물량이 늘어날수록 청약 양극화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4.7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97.1대 1) 대비 큰 폭으로 오른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161.2대 1에 달했다. 당첨자의 평균 가점도 72.9점으로 84점 만점 당첨자도 나왔다. 또 '자양 하늘채 베르' 368.7대 1, '고덕 강일 제일풍경채' 131.5대 1 등도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경기도 역시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302가구 모집에 24만4343명의 인파가 몰리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단지는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인 809.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청약수요가 시세차익이나 집값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에 몰리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임대차보호법으로 전세난이 심해져 임대수요가 청약수요로 전환된 것도 한몫했다.

반면 지방의 경우 공급물량이 늘었지만 주택수요가 적다보니 청약열기가 줄고 있다. 실제 최근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더샵 수성 오클레어'는 평균 청약경쟁률 1.77대 1이라는 저조한 기록을 보이며 일부 평형에서 1순위 미달됐다.

대구에서는 이 단지 외에도 앞서 북구에서 분양한 '태왕 디아너스 오페라', '북구청역 푸르지오 에듀포레' 등 1순위가 미달되며 완판하지 못했다.

울산과 충북 충주 등에서도 미달된 단지가 나왔다. 울산 울주군에서 분양한 '온양발리 한양립스 더퍼스트'는 평균 경쟁률 1.02대 1을 기록하며 일부 평형에서 미달됐다. 충주에서는 이달 '충주 모아 미래도'와 '서충주신도시 월드메르디앙엔라체' 등이 완판하지 못했다.

이처럼 지방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는 이유는 이전보다 늘어난 분양물량이 첫손에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올해 총 1만9552가구가 일반분양되는데 이는 광역시 중에서 인천(3만712가구)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다만 같은 지역 안에서도 입지에 따라 분양이 잘 된 단지가 있다. 이달 울산 남구에서 분양한 '번영로 센텀파크 에일린의뜰'은 청약 경쟁률 19.7대 1을 보이며 완판됐다. 충주에서는 '한화포레나 서충주'가 8.7대 1을 기록하며 모두 팔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지역과 입지에 따라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며 "지방은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많은 상황이라서 당분간 입지여건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학주 기자 (hakju@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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