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단지.ⓒ뉴데일리
미분양적체가 심각한 지방 주택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 역시 맥을 못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지방에 공급된 대형건설사 분양단지는 총 38개곳으로 완판(완전판매)율은 겨우 20%를 넘는데 그쳤다.
20일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이달까지 지방에 분양된 아파트단지는 수도권을 제외하고 총 80곳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대형건설사 공급물량은 38곳(47.5%)이었으며 완판을 기록한 곳은 9곳(23%)에 불과했다. 대형건설사 브랜드파워도 힘을 쓰지 못했다.
지역별 대형건설사 공급단지수를 보면 △강원 3곳 △경남 1곳 △경북 1곳 △광주 8곳 △대구 4곳 △대전 2곳 △부산 3곳 △울산 4곳 △전남 4곳 △전북 3곳 △충남 3곳 △충북 2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완판단지는 △경북 힐스테이트더샵 상생공원 2단지 △대구 범어아이파크 △부산 양정롯데캐슬 프론티엘 △울산 라엘에스 △전남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 △전북 에코시티 더샵4차 △전북 서신 더샵비발디 △충남 아산탕정 삼성트라팰리스 △충남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2차,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강원‧경남‧광주‧대전‧충북 등에서는 완판단지가 한곳도 없었으며 미달단지들은 선착순 계약중이다.
특히 대형건설사 미분양이 심각한 곳은 광주로 나타났다. 광주는 부산(14곳)에 이어 두번째로 아파트공급이 많았다. 대형건설사 분양단지만 8곳이었으나 모두 미달됐다. 이 기간동안 미분양물량 역시 큰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월 광주 미분양주택 물량은 860가구에 불과했으나 2월 904가구·3월 1286가구를 기록하더니 4월 1721가구로 급증했다. 이처럼 광주에서 미분양주택이 1000가구를 넘어선건 지난 2016년이후 8년만이다.
전라도내 다른 신축아파트보다 분양가격이 비싸게 책정된데다 고금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상황도 낙관적이지 않다.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서 주택거래가 살아나는 것과 달리 지방은 여전히 침체기에 빠져있다.
이달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1~4월까지 전국 아파트거래량은 14만9796건으로 전년동기 12만3069건 대비 21.7% 증가했다.
같은기간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1만3443건으로 39.1% 늘었다. 경기는 3만1127건에서 3만8452건으로 23.5% 증가했고 인천은 8159건에서 9550건으로 17% 늘었다.
반면 부산·광주·세종 등 지방 주택시장은 먹구름이 껴있다. 같은기간 부산 아파트거래량은 8944건으로 전년동기 8454건 대비 5.8% 증가하는데 그쳤다. 광주 역시 5410건으로 전년동기 5045건과 비교해 7.2% 증가했다.
심지어 세종은 같은기간 아파트거래량이 1847건으로 전년동기 2038건 대비 9.4% 감소했다.
문제는 8월까지 지방에 1만가구 넘는 물량공급이 예정됐다는 점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6~8월까지 일반분양에 들어가는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물량은 총 2만188가구다. 이중 지방 공급예정물량은 1만943가구(54.2%)에 달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쌓이는 미분양과 주력 매수층인 젊은세대 지방 이탈현상이 지방 주택시장 침체요인"이라며 "지방도 시차를 두고 서울과 수도권 시장을 따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과거보다 속도다 늦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