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8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OCI홀딩스가 30%에 해당하는 268억원을 출자하며 자금 지원에 나섰다.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오는 9월까지 부광약품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OCI홀딩스는 이번 유증 참여로 지분율을 17.05%까지 끌어올렸다.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부광약품이 OCI홀딩스를 배경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최근 설비 투자와 제제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명목으로 8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구주주 청약에 이어 초과 청약까지 포함된 물량으로, OCI홀딩스는 총 268억원을 투입해 보통주 약 907만주를 인수했다.
이로써 OCI홀딩스의 부광약품 지분율은 기존 11.32%에서 17.05%로 증가했다. 다만 지주사 요건에 따라 9월까지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향후 추가 매입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동안 OCI홀딩스는 특별한 지분 확장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으나 이번 유증 참여로 본격적인 '지배력 강화'에 나선 분위기다.
OCI홀딩스 측은 "OCI홀딩스는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이번 신주인수에 참여했다"면서도 "추가 지분 매집에 대한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OCI는 지난 2022년 3월 부광약품 기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김상훈 전 사장 외 8인)으로부터 지분 10.9%(773만334주)를 1461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후 OCI그룹이 인적분할하며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부광약품 지분 11.32%를 보유하게 됐다.
부광약품은 창업주 김동연 전 회장이 지분 10.3%(705만3266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 전 회장의 아들 김상훈 전 사장도 지분 0.83%(56만8504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창수 부회장은 부광약품 지분 8.84%(605만주)를 보유 중이다. 정창수 부회장은 부광약품의 공동 창업주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동서다. 이들은 이번 유상증자로 배정받은 신주인수권을 OCI홀딩스에 넘기면서 지분이 더 하락하게 된다.
부광약품은 최근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본업의 경쟁력 제고와 R&D(연구개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유상증자 자금은 제조설비 취득과 연구개발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도 진출한다. 부광약품은 현재 CDMO 생산설비를 갖춘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숏리스트를 추린 상태다. 후보에 오른 곳들은 회사의 대표 제품인 '덱시드정', '레가론' 등을 생산할 수있으며 CDMO 생산설비를 갖춘 곳으로 알려졌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이번 시설투자를 통해 기존 제조시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연간 생산능력을 확대해 국민건강에 필수적인 의약품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자 한다"면서 "공급부족으로 놓친 잠재적인 매출의 증대와 함께 추가된 포트폴리오와 사업영역의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