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1시쯤 서울시청 인근 한 편의점.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30대 남성이 편의점 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30대 남성이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 박스 달라니까요. 창고에 있잖아요. 부탁이에요. 우리 부서 직원들 담배 내가 책임지기로 했는데 이거 참…”
하지만 종업원은 당신이 처음은 아니라는 듯 침착하게 “안된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재고가 한 박스뿐이에요. 손님에게 다 팔고나면 다른 손님들이 난리가 나요. 1인당 한 보루 이상은 안팝니다.”
오는 28일부터 담뱃값이 오른다는 소식 이후 편의점마다 흔히 벌어지는 현상이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인 BAT코리아는 현재 2500원에 판매되는 던힐, 켄트, 보그 등 3개 상품을 각각 200원씩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편의점 직원은 “지난 주말에만 담배 판매량이 평소의 2~3배에 달했고 직장인이 출근한 오늘만 벌써 수백갑을 판매했다”며 “가장 많이 팔리는 던힐의 경우 벌써 물량이 바닥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인근 편의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근처 한 편의점은 담뱃값이 오르는 날까지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서 판매량을 조절하는 궁여지책까지 내놨다. 하지만 판매하는 종업원 입장에서는 일일이 손님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아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편의점 종업원은 “편의점 입장에서도 28일까지 판매할 재고가 남아있어야 해서 대량 판매를 꺼리고 있지만 고객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1~2보루씩 찾는 고객에게 판매를 안할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 종업원은 “인근 소매점들이 차익을 노리고 경쟁업체의 담배를 구입하는 것만 조심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담뱃값 인상은 수입 담배만 국한된 것이다. KT&G는 최근 “인상을 검토한 적이 없으며 현재로선 인상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