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터넷 동영상에 한 [대기업 영업사원]과 [대리점 점주] 간의 녹취록이 국내에 퍼지자, [강자의 횡포]와 [약자의 눈물]이 가시화되며 국내 여론 [갑을논란]에 불을 지폈다.
본사 물량을 대리점에 떠넘기려는 30대 영업사원의 충격적인 욕설과 폭언 앞에 한국 사회의 수많은 [을]이 공분했고, 이를 의식한 [갑]이 [을]과의 상생을 외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본사는 이에 맞서 일부 업주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반성의 태도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고통을 외치는 을과 이를 짓누르는 갑 사이의 불화가 이어지던 중 공개된 녹취록은 결국 을의 편이 되어 주었다.
여론의 비판이 확산되고 이는 곧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해당 기업은 일주일만에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고, 을은 그제서야 피눈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 표정이었다.
갑의 횡포가 새삼 주목받긴 했지만 아직 국내 각계각층의 [을]의 하소연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불공정 약관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갑의 횡포와 대기업 특혜에 대한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민주당 김기식 의원의 지적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정위가 겉으로는 [경제 민주화]를 외치면서 안으로는 [재벌 봐주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화장품업계], [패션업계], [대형 유통업체 협력사], 심지어 [영농업계]까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공정위에 신고해도 그들 입장만 대변돼 가슴앓이 중인 [을]의 눈물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품질 좋은 마늘 생산지로 유명한 경상북도 의성군 한 마늘 영농업자의 눈물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대기업의 농가때리기]가 이슈화 되고 있다.
대기업 농산물 구매팀으로부터 속수무책으로 당한 마늘 농가업체가 그들과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외로운 싸움을 호소하자, 이 소식을 접한 농업 종사자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대기업인 대상그룹의 아그로닉스(대표 오수환) 가 [국내 농가]를 상대로 한 [갑의 횡포]로 공분을 사고 있다.
실제로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그로닉스는 우일농산영농조합법인(대표 류춘근, 이하 우일영농)과 깐마늘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일정 시간 뒤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해, 이 농가에 1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힌 사건이 도마위에 오른 것.
우일영농은 "대상 측이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한 뒤 그에 대한 손해를 인정하고 배상해주길 약속하고도 2년이 흐른 현재까지 이에 대한 책임을 나몰라라 태도로 일관해 최근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상그룹의 아그로닉스는 과일, 채소 등 농산물 도매업체로 대상그룹 경영지원실장 출신인 오수환씨가 대표이다.
[종가집김치], [청정원(고추장)], [맛선생], [홍초], [웰라이프] 등의 브랜드로 식료품을 생산하는 (주)대상, 대상FNF 및 기타 대상그룹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대상그룹의 아그로닉스]는 대상홀딩스 50%, 임창욱 회장의 둘째 딸 임상민 씨가 27.5%, 장녀 임세령씨가 12.5%, 대관령원예농업협동조합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상홀딩스]는 임상민씨가 38.36%, 임세령씨가 20.41%, 임창욱 회장이 2.88%, 임 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부회장이 2.87%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아그로닉스는 대상그룹의 오너 일가가 보유한 회사다.
대상 아그로닉스와 우일영농의 악연은 2010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가 2011년 1월부터 피마르는 다툼과 기다림이 본격 시작됐다고 류춘근 대표는 전했다.
대상FNF 구매팀 모 부장은 2010년 4월부터 류 대표에게 여러차례 접근해 마늘 납품의 계약 체결을 끈질기게 제안했다.
2010년 7월부터 마늘가가 고공행진 할 것을 염두하고 싼 가격에 받아가길 희망했던 계산이었다.
이미 풀무원과 한화 등의 대기업에게 깐마늘을 납품 중이던 류 대표는 대상과의 거래에서도 별 탈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시 대상 측의 제안은 류 대표가 받아들이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2010년 7월부터 12월까지 치솟은 마늘가격을 싯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납품 받아가는 대신, 이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해 물건을 받아가겠다는 약속이 전제돼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그들의 제안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새빨간 거짓에 불과했다.
실제 대상 측은 시중 마늘 가격이 계약가격보다 높은 2010년 7월부터 12월까지만 계약을 준수하고,
마늘가가 폭락한 이듬해 1월부터 6월까지 손실 부분을 배려해 가격을 높게 책정해 납품을 받기는 커녕,
아예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핑계로 반품을 반복하더니, 결국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 우일영농 류춘근 대표
여기에 이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대상 측이 6500원의 가격대로 물건을 팔아준다 했던 계약을 아예 파기, 남아있던 150톤의 마늘을 kg당 3,000원 가량의 손실을 보며 땡처리함으로써 4억 5,000만원 정도의 손해를 고스란히 떠 안았다.
이 밖에 대상으로 납품되지 못한 마늘 및 땡처리조차 하지 못한 일정 분량이 9월에서 10월까지도 그대로 남아돌며 썩어 버린 물량 등 손해액을 합치면 2억 5,000만원 가량이 넘는다.
결국 이들 모두를 합친 손실 총액은 자그마치 10억원 가량이라는 게 류 대표의 설명이다.
"마음 같아서는 이 금액 모두를 배상 받고 싶고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 때로 돌아가 다른 업체와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당시 대기업의 횡포에 이길 자신이 없어 손실 총액은 고사하고 7월부터 12월까지 손해본 금액만이라도 보상해 달라고 애원했던 것이다.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던 대상 측은 공정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손해배상을 해주겠다]며 시간을 끌더니,
공정위로부터 비교적 가벼운 처벌인 [주의촉구] 통지서를 받은 이후엔 [우리가 손실 배상을 해줄 필요가 없다]며 180도 태도를 바꿔 나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 우일영농 류춘근 대표
"아그로닉스는 설립 당시 농업인과 힘을 합쳐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소개하지 않았던가.
농업인의 소득안정과 농업분야의 위기대응강화에 노력하겠다던 본연의 취지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다.
오히려 영농업체에게 금전적 고통과 손실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였나 싶을 정도로 양심없는 태도에 울분이 차오른다.
나 역시 배추를 취급하는 영농업자로써 남의일 같지가 않다.
앞으로 대기업을 어떻게 믿고 거래해야 할지 암담한 심정이다."
- 경북 의성군 배추농가 업체 김** 대표
대상 아그로닉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당시 류 대표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충분한 대화가 오고간 바 있으며, 우리 측에선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민사소송이 걸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내용은 지금으로선 말씀드릴 수 없다.
자세한 입장은 법정에서 밝히겠다."
[대상 아그로닉스(주) 오수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