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보안'이 전제되지 않은 '망 분리'는 결국 해커 공격을 피할 수 없다."
보안전문 업체 큐브피아의 권석철 대표(사진)는 지난 12일 "망 분리는 '망 연계'의 다른 말"이라면서 "해커는 망이 연계된 접점을 금방 찾아내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망 분리는 이론적 이야기일 뿐 '불편함'과 공존할 수밖에 없어 사용자에 의해 허점을 노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킹사고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업무용 내부 네트워크와 인터넷이 연결되는 외부망을 분리시키는 망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정보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은 올해까지 은행과 카드, 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망 분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편리함이 우선 시하는 현재 보안환경에선 망 분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공사도 업무용과 인터넷망을 분리했다고 말하지만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면 전력수급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코너가 있는데, 이 지점이 바로 망이 연계되는 취약 부분이라는 게 권 대표의 설명했다.
권 대표는 "실시간으로 이런 자료를 제공한다는 의미는 망이 연계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댐이나 물 수위에 대한 자료를 매 시간마다 알리는 한강 홍수통제소 역시 마찬가지 구조"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 또한 망 분리를 운운하지만 고객 입출금 내역을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작성한 뒤 은행마감 후 다시 디비(DB)에 수기로 옮겨넣는 업무방식을 택하지 않는 이상 외부·내부 데이터 간 이동은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망 분리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만약 네트워크가 완전히 끊어진, 망 분리를 성공했다고 해도 사람들은 업무 편의를 위해 몰래 망을 연결하게 된다"며 "해커는 오랜 시간을 두고 이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편리함을 추구하게 되고, 그 반대작용으로 보안수준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해커들은 이 단순한 논리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융권에선 고객 편의를 이유로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고객 이름과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모두 암호화하고 이중 삼중의 인증장치를 깔고 싶지만 이렇게 하면 컴퓨터는 느려져 고객 불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보안성 강화가 업무효율성을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권 대표는 "아직도 사람들은 해킹사고의 심각성을 모른다. 해커가 돼 공격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편리성과 보안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큐브피아의 권석철 대표는 2011년 9월, 전국적인 '대정전 사태'가 벌어졌을 때 전력과 교통, 원전, 댐 등 주요 인프라시설을 관리하는 '스카다(SCADA)' 망도 해킹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정부가 스카다망과 인터넷 연결을 모두 차단하는 데 그의 충고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산업
"기업들 '망 분리' 릴레이, 해커들은 비웃는다"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
"아무리 네트워크 끊어도 해커 '망 연계' 금방 찾아"
"편리함 전제되지 않는 보안시스템 해커 막기 역부족"
"편리함 전제되지 않는 보안시스템 해커 막기 역부족"
관련기사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 NewDail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