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파는 사람들이 빵을 몰라서야 되겠습니까."
'제빵왕'으로 유명한 허영인 SPC 회장은 올 초 SPC 계열사 고위 임원들을 불러모아 특명을 내렸다. 빵을 파는 사람들이 빵 만드는 과정을 몰라서는 안된다며 직접 이를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15일 SPC에 따르면 계열사 임원 수십여명은 최근 4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마다 커피, 케이크, 빵, 생지 등을 직접 만드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임원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가 하면 생지 반죽을 하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이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 임원은 "생지를 만들어 반죽하고 케이크를 굽는 과정을 처음으로 경험했다"면서 "그동안 SPC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하나의 제품을 대량생산해 전세계 매장으로 내보내기까지 얼마만큼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필요한지를 절실히 깨달았다"는 소회를 전했다.
허영인 회장이 연초부터 임원들에게 특별한 과제를 내 준 것은 SPC의 올해 경영 화두인 '품질경쟁력' 강화와 맞닿아 있다. 임원들이 직접 회사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경쟁력을 경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허 회장은 올 초 임직원들에게 "품질경쟁력은 기업경쟁력의 근간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라면서 "독창적인 원천 기술을 개발해 원료부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SPC는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올해 프랑스 국립제빵제과학교(INBP) 정규 제빵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본교 과정을 그대로 프랑스 외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은 SPC가 최초다.이와 함께 SPC는 식품외식분야 전문교육기관인 'SPC컬리너리아카데미'도 운영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제빵제과 전문가들을 육성하고 있다.
허 회장은 올해 SPC만의 품질경쟁력을 최우선으로 삼아 오는 2030년 매출 20조원, 세계 매장수 1만2000개를 달성하는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Great Food Company)'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외형 확대보다는 '품질경쟁력'이라는 기본이 SPC의 근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공고히했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은 "독창적 원천 기술을 개발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원료부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품질경쟁력은 결국 임직원의 각별한 관심과 세밀한 실행력으로 완성된다. 유관 부서 간 가치창출의 과정을 품질관리 종합시스템으로 구축해 품질수준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SPC는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와 프리미엄 수제 버거 사업 진출 등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SPC는 올해 중국과 미국에서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그동안 진행해 온 글로벌 사업을 다시 점검해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고 국내 70년간의 노하우와 성공사례를 국가별 특성에 맞게 접목시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허 회장은 "해외 임직원들은 각 국가의 식문화와 시장상황에 정통한 지역전문가의 역량을 갖춰야 하며 회사도 해외사업의 빠른 확장에 필요한 제반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SPC는 일명 '쉑쉑버거'로 불리는 미국 뉴욕 프리미엄 수제 버거 맛집 '쉐이크쉑(Shake Shack)'의 한국 내 독점 라이선스를 따내 올 상반기 한국에 들여온다. 현재 강남과 신사동 가로수길 등이 '쉑쉑버거' 1호점 후보지로 점쳐지고 있다.
약 1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햄버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품질경쟁력'이라는 기본 카드를 앞세운 허영인 회장의 전략과 세계적인 맛집-국내 1위 프랜차이즈 업체의 협업이 어떠한 시너지를 내게 될 지 식품 업계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뜨겁다.
한편 지난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SPC는 경기 침체와 메르스 여파 등에도 불구하고 매출 5조원을 돌파하고 글로벌 200호점을 오픈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SPC는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삼립식품, 샤니, BR코리아 등으로 구성됐으며 국내 1위 제과점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아이스크림전문점 '배스킨라빈스', 도넛전문점 '던킨도너츠', 커피전문점 '파스쿠찌'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6000여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SPC 내 유일한 상장회사인 삼립식품은 2012년 매출 8333억원, 2013년 1조662억원, 2014년 1조1076억원, 지난해 1조3662억원(추정치)를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2012년 113억원, 2013년 358억원, 2014년 469억원, 지난해 571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립식품 주가는 2012년 1월 1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월 40만원을 돌파하는 등 3년 만에 무려 40배 가까이 급등했다. 현재 삼립식품 주가는 25만원대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