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유럽의 중앙은행이 각각의 통화정책 강도를 키우며 서로 반대 방향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6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최근 몇 달 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며, 연내 한 번 정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의 발언에 주석을 달면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커졌다.
피셔 부의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이르면 9월에도 금리가 오를 수 있으며 연내 2차례 인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9월 20∼21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다.
옐런 의장의 발언 직후 미국의 달러가치와 국채금리가 뛰고 주식시장의 경계감은 높아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연준은 9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융위기 이후 이뤄진 양적완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건 것이다.
하지만 중국 성장 둔화 우려와 5월 고용지표 쇼크, 브렉시트 등이 이어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은 미뤄왔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옐런의 발언 이후 9월 인상 확률을 38%, 12월은 62%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옐런의 발언 이후 9월 인상 가능성을 30%에서 40%로 상향했다. 연내 인상 가능성은 75%에서 85%로 높였다.
하지만 앞서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금리 인상이 연기된 적이 있으므로, 다음달 2일 노동부가 발표하는 8월의 신규고용 증가량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극단적인 통화정책인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 중인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은 다음달 돈을 더 풀도록 추가 부양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20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완화 조치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뱉었다.
일본은행은 올 초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지만 근래 엔화 가치가 치솟아 아베노믹스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구로다 총재는 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럽중앙은행는 8주간의 여름 휴지기를 끝내고 미국·일본의 중앙은행보다 앞서 9월 8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지난 18일 공개된 7월 회의 의사록은 새 부양책 시행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 위원들은 당시 회의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에 가할 충격을 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3월 예금금리를 -0.4%까지 내리고 채권 매입 확대와 초저금리 은행 대출 등을 결정한 '바주카포'를 쐈다. 브렉시트 이후 열린 첫 회의인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들 중앙은행이 각각 어떤 조치를 택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주요 경제권인 미국과 일본·유럽 사이에 통화정책 대분기가 본격화 될 수 있다.
대분기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금리를 올린 뒤에 이미 예견된 일로 주요 경제권의 통화정책 방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