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이치엘비에 이어 헬릭스미스(전 바이로메드)까지 임상 3상 실패 결과를 뒤집는 자체 결과를 발표하면서 제약·바이오 주가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0위 안에 포진한 제약·바이오주 7개 종목의 주가가 지난달 말과 비교해 32.32%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폭은 4.07%에 비해 대폭 오른 셈이다.
이는 최근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잇달아 상한가를 기록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해당 회사들은 실패했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뒤집는 내용의 소식을 전해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지난달 29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표적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Angel Study)은 성공했다"며 "이번 임상 3상의 성공 근거는 추가로 확정된 탑라인 결과"라고 말했다. 해당 발표 직전인 지난달 27일 4만 6500원이었던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지난 8일 10만 9000원으로 134.4%나 급증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27일 탑라인 결과, 임상디자인의 1차 지표인 OS(전체생존기간)가 대조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신약 허가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한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발표 직후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전일 대비 30% 급락한 5만 40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8월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의 미국 임상 3상 중단 권고로 인해 '신라젠 쇼크'를 일으켰던 신라젠도 최근 임상 1상 결과가 우수하다고 알리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신라젠은 지난 1일 펙사벡 선행요법 임상1상 결과 간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종양이 완전히 소멸됐다는 소식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 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7일 통증성 당뇨병성신경병증(DPN)에 대한 '엔젠시스(VM202)'의 미국 임상 3-1b상에서 안정성·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엔젠시스 첫 투여 후 12개월 이후 안전성과 유효성을 조사하기 위해 12개 병원에서 101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엔젠시스의 위약군과 투여군 간 이상반응의 빈도·정도의 차이가 없었고, 약물 관련 중대 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통증감소 효과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 유효성도 입증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소식에 지난 7일 에이치엘비(26.63%), 신라젠(29.68%), 헬릭스미스(29.99%)는 일제히 상한가에 도달했다.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주가 급등에 따라 지난 8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신라젠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어 10일 하루동안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약·바이오주의 급등에 대해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품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바이오 업계에도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며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낸 임상결과 발표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에이치엘비와 헬릭스미스가 최근 발표한 임상 3상 결과는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낸 결론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종적으로 양사의 임상 3상 성공 여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판가름하게 된다.
에이치엘비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리보세라닙 투여 환자의 OS가 5.78개월로 양호한 수치를 보였으나 가짜약을 투약한 OS도 5.13개월로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 대비 OS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임상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게 재확인된 셈이다. 1차 지표가 충족되지 못한 상태에서 보조 수단인 2차 지표를 바탕으로 FDA 신약 허가를 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또한,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이 경쟁약물인 사이람자, 옵디보, 론서프 대비해서도 월등한 효능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경쟁약과 직접 비교실험한 결과가 아닌 연구결과 수치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 임상 3-1b상 결과도 임상 3-1a상과 함께 FDA에서 인정받아야 신약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이번 결과로 엔젠시스의 신약 허가 신청은 어렵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헬릭스미스는 임상 3-1b상 결과를 발표한 지난달 27일 김선영 대표가 장남인 김홍근 씨에게 증여하기로 했던 주식 42만 6404주에 대한 증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표면적으로는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주가 급락과 증여세 부담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장 주식의 증여 취소는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의 성공확률은 1만분의 1 정도로 굉장히 낮다"며 "이미 상당수의 리스크가 노출된 현시점에서는 성과가 검증된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약·의료·바이오
임상실패 결과 뒤집고 요동치는 제약·바이오株… 투자자 혼란 가중
에이치엘비·신라젠·헬릭스미스,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뒤집는 결과 발표업계 "거품으로 인한 주가 급등… 회사 자체적으로 낸 임상 결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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