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1000억원 가량을 물려받은 한국타이어 장녀가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을 상대로 성년후견인 신청을 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경영권 분쟁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성년후견인 개시심판 청구를 접수했다.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인 신청을 한 이유는 조양래 회장이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전부 넘긴 결정이 온전한 정신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故 신격호 명예회장을 둘러싸고 신동주·동빈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것을 떠올리는 시각이 많다. 당시 신격호 명예회장도 성년 후견인이 지정되면서 분쟁이 격화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튿날인 31일에 조양래 회장은 자신의 자녀들이 한국타이어 경영권을 두고 분쟁 조짐을 보이자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조 회장은 “장녀의 행동이 가족 간 불화로 비칠까 염려스럽다”며 “직원과 주주가 동요하기 전 상황을 수습하고자 한다”며 “매주 골프를 즐기고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 등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 장녀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미 예전부터 조 사장을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었다”면서 “혼란을 막고자 보유한 주식을 전량 매매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누나인 조 이사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반기를 들었다는 관측이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전량 양도했다. 이로써 조현범 사장의 지분은 원래 보유 지분 19.31%를 합쳐 42.9%로 증가했다.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19.32%), 조희경 이사장(0.83%), 차녀 조희원 씨(10.82%)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30.97%로 조현범 사장에 크게 못 미친다.
지분 싸움에서 나머지 남매들이 모두 반기를 들어도 경영권 확보가 어렵다, 따라서 경영권 확보 목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조 이사장이 향후 상속 문제를 염두에 두고 성년후견 개시심판 청구를 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조 이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 76만9583주(0.83%),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 336만6860주(2.72%)를 보유하며 주식 가치로 약 1000억원의 재산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각각 1만4300원, 2만5300원이다. 주식가치로 환산하면 각각 110억, 850억원으로 총 960억원에 이른다.
조 이사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이 동생들보다 적은 이유는 2012년 지주회사 분할 시 유상신주 취득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증여를 이미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즉, 이미 어느정도 상속을 받은 상황인데 무리해서 욕심을 낼 이유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보유한 조 이사장이 더 많은 상속을 받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한다고 보기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건재함을 과시한 상황에서 법원이 성년후견인 신청을 수용할지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것인지, 조 회장의 건강 악화가 사실이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될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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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1000억 받은 한국타이어 장녀 조희경, 아버지 성년후견인 신청한 이유는?
나머지 남매 지분 합쳐도 조현범에 턱없이 부족, 경영권 확보 무리향후 상속 문제 앞두고 유리한 고지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관측 제기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보유지분 평가액 총 96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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