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보험 절판마케팅 사례.ⓒGA소식지 캡처
지난달 운전자보험에 자기부담금(이하 자부담)이 신설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상품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손보업계에 자부담 신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 중심으로 이뤄진 '절판마케팅'이 효과를 본 것이다.

다만 자부담 신설은 결국 거짓 소문으로 판명됐다. 금융당국도 보험업계에 이 같은 사실을 권고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결국 잘못된 정보를 접한 많은 소비자가 급하게 가입함으로써 불완전판매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손해보험사가 전속 설계사 및 GA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운전자보험 매출은 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매출이 90억원 가량인 점을 비교하면 한달만에 45% 가량 증가한 것이다.

운전자보험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지난 5월말부터 이어진 자부담 신설 이슈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달부터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비용과 변호사선임비용 특약에 대해 20%의 자부담이 신설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당시엔 금융감독원이 자부담 신설을 권고했고 손보사들이 이를 따르면서 자부담 신설이 기정사실화됐다. 일부 설계사는 이를 활용해 자부담이 신설되기 전 가입을 권고하는 절판마케팅이 횡행했다. 일부 보험사는 이를 활용해 영업하라는 소식지를 전하기도 했다.

운전자보험은 손보사의 효자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의무가입 보험인 자동차보험과 연계하기 쉬운데다 최근 '민식이법' 등 도로교통법 개정때마다 처벌도 강화돼 필요성도 크게 높아졌다.

무엇보다 보장성보험으로 분류되는 만큼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제도 하에서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서 우수한 상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은 보험료가 월 1만~2만원 수준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지만 시장 규모는 생각보다 작지 않다"며 "설계사 입장에서도 수당이 높고 고객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손해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전체 손보사가 판매한 상품의 신계약건수 중 운전자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달한다.

상해보험(38.8%)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492만8692건이다. 특히 지난 6월까지 419만9998건에 비해 보름도 안돼 72만8694건의 신계약이 늘었다. 상반기 월 평균 70만건을 이미 넘어서는 수치다.

보험사별로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신계약건수를 기록한 곳은 운전자보험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한 DB손보다. 6월까지 120만1873건(28.6%)의 신계약을 올렸다.

이어 현대해상(65만1817건), 삼성화재(63만3179건), KB손보(57만4465건), 메리츠화재(44만9941건) 등으로 손보사 '빅5'가 전체 운전자보험의 9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손보사들이 자부담 신설 이슈를 활용해 절판마케팅에 나선 것은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 질서를 흔드는 그릇된 업계 관행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당국 역시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절판마케팅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