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 수당 도입에 따른 부작용 이미지 ⓒ챗GPT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년 미만 단기 근로자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공정수당' 도입을 공식화했다. 고용 불안정성을 금전으로 보상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지만, 중동발 고유가와 물류비 폭등으로 한계 상황에 몰린 중소기업계는 고용 위축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단기간 근무할수록 조금 더 수당을 쳐주는 가칭 '공정 수당'을 도입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 고용이 안정된 사람은 더 많이 받고, 고용이 불안한 사람일수록 (임금을) 덜 준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안은 구체화 단계지만, 경기도가 이재명 지사 재임 시절인 2021년 당시 1년 미만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퇴직 시 기본급의 5~10%를 일시 지급했던 제도가 거론되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제도를 민간 기업으로 확대할 경우 산업계의 부작용이 적잖을 거란 점이다. 중소기업 관계자 A씨는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안그래도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공정 수당이 제도화되면 추가 인건비 발생으로 경영 여건과 생산성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중동발 물류 차질과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해상 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쟁 전보다 41.5% 급등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기준 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및 우려 접수 건수는 총 677건에 달했다. 
고용시장 전반의 왜곡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들이 비용 증가를 우려해 비정규직 채용 자체를 줄이거나 단기 인력 대신 외주·자동화로 대체할 경우 청년층의 첫 일자리 진입 기회를 오히려 축소시켜 정책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단 지적이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외식·숙박업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이들 업종은 5~10%의 수당이 추가될 경우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서빙 로봇이나 키오스크 도입 등 '무인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미 퇴직금 회피용 '쪼개기 계약'이 만연한 상황에서 수당 부담까지 더해지면 초단기 일자리마저 사라질 수 있다.
최근 중동 사태로 해상 운임이 폭등한 유통·물류업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물류센터 일용직과 단기직의 인건비 가산은 결국 배송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거나 채용 규모 축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또 신입의 첫 관문인 사무 지원 및 마케팅 분야에선 기업들이 수당 부담을 이유로 신입 계약직 채용을 꺼리고 전문 업체로의 외주화나 경력직 중심 채용으로 선회하면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가 원천 차단될 위험이 크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7000명 감소하며 41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계약직으로 많이 채용되는 단순 사무, 디자인, 마케팅부터 빅테크까지 인공지능(AI) 대체 흐름이 짙어지는 만큼, 해당 정책이 도입될 경우 청년 채용 감소가 가속화될 수 있단 얘기다.    
정부는 제도 설계 과정에서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정수당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왜곡을 낳을지는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단 평가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속 기간이 짧을수록 보상 체감도가 높아지면 기존의 임금 체계를 흔들 수 있다"며 "중소기업으로선 재정적 부담이 심화되고, 청년을 비롯한 고용 축소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