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
이란전쟁 여파로 비료값이 급등하면서 '소똥'으로 농사를 짓는 사태까지 다다르고 있다. 
중동 긴장감이 재고조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비료 공급망 사태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4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소똥과 퇴비 등 유기 대체재로 화학비료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 농가로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화학비료 수출의 30~35%를 책임지는 걸프해 연안국들의 생산 시설이 이란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은 데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비료의 원료가 되는 천연가스 공급과 물류가 동시에 마비됐다. 
이로 인해 질소계 비료의 핵심인 요소(Urea) 가격은 지난 4월 메트릭톤(t)당 857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 폭등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전체 비료 가격이 전년 대비 31%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비료값과 유가가 동시에 치솟자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한 신흥국 농가들은 '소똥' 등 비료를 직접 제조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 텔랑가나 주 등지에서는 수입 화학비료 대신 소똥, 소 오줌, 설탕 등을 섞어 만든 천연 비료 '지바므리타(jivamrita)'를 제조해 사용하는 농가가 170만 가구를 넘어섰다. 
세네갈과 브라질 등지에서도 가축 분뇨와 바이오 비료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임시방편이 급증하는 유가를 버티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특히 비료와 연료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동남아시아에선 농사를 사실상 포기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얀마의 경우 비료값이 최대 5배까지 뛰면서 농민들이 필수 투입량의 6분의 1만 겨우 감당하거나 아예 경작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유네스코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비료 사용량이 반토막 날 경우 미얀마의 농업 생산량이 최대 15% 급감할 것으로 경고했다. 
베트남과 태국 등 주요 쌀 수출국 역시 농가 생산 비용이 50~80% 폭등해 경작 계획을 축소하고 있으며 필리핀 정부는 최악의 경우 국내 쌀 생산량이 20~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올해 5~7월부터 슈퍼 엘니뇨(Super El Nino)가 82% 확률로 동남아 전역에 극심한 가뭄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되면서 가을 수확기 무렵 전 세계적인 '식량 공급 쇼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된 아시아의 주요 파종기에 비료 투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가을 수확기에 실질적인 '생산량 쇼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칭펑 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선임국장은 "이번 위기는 식량 자체의 직접적 감소가 아니라 에너지 및 인풋 비용을 타고 전이되는 시스템적 붕괴"라며 "파종기에 투입을 줄이면 다음 수확기에 비용 쇼크가 생산량 쇼크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에그플레이션(Agflation) 가능성에 주목하며 국내외 곡물·사료·비료 테마주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걸프산 화학비료 공급 단절로 인해 전 세계적인 비료 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국내 비료 제조사 및 대체 원료 공급 기업들의 제품 단가 인상과 마진 스프레드 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동남아발 쌀·곡물 생산량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 곡물 가격의 연쇄적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곡물 및 사료 기업의 재고가치 평가 상승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