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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올해 8000선을 넘어 급등하자 증시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한때 1만원에 육박했던 대표 곱버스 상품은 70원대까지 밀렸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조정만 오면 두 배로 튄다"며 하락장 베팅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시16분 기준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13% 넘게 급등한 90원에 거래 중이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도 14% 넘게 오른 96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코스피200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 TIGER, RISE, KIWOOM 곱버스 ETF 4종은 70~8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이날 일제히 급등했다.
대표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낙폭은 컸다. 이 상품은 2016년 9월22일 상장일 종가가 9815원이었지만 전날 70원대까지 떨어졌다. 1만원짜리 상품이 잔돈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증시가 오를수록 곱버스 가격은 녹아내렸다.
수익률도 바닥권이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국내 상장 ETF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10개 상품 가운데 5개가 곱버스였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한달 수익률은 -42%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최근 1개월 동안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353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다른 코스피200선물 곱버스 상품에도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달 27일 상장된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상장 일주일도 되지 않아 순자산이 733억원까지 불어났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과열 부담과 차익실현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조정장이 몇번만 나와도 곱버스 가격이 급반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가격이 100원 아래까지 낮아진 상황에서는 1원만 움직여도 등락률이 크게 확대돼 투기적 매수세가 붙기 쉬운 구조다.
다만 위험도 커졌다. ETF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호가 단위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기초지수 움직임을 정교하게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100원짜리 ETF에서 1원은 1%에 해당하는 만큼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벌어지고 체결 가격도 불리해질 수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단순히 싸 보인다는 이유로 접근하기보다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과 시장가격·iNAV·NAV 간 괴리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가능성도 변수다. 상장 1년이 지난 ETF의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으로 떨어져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다음 반기 말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날 기준 RISE 200선물인버스2X의 순자산총액은 34억원, KIWOOM 200선물인버스2X는 21억원, PLUS 200선물인버스2X는 17억원으로 50억원을 밑돌았다. 다만 아직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없다.
증권가에서는 곱버스가 ‘하락장 보험’이 아니라 ‘방향성 도박판’처럼 거래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면 단기 급등이 가능하지만, 상승장이 이어질 경우 손실은 더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 특히 인버스2X 상품은 일간 수익률을 기준으로 -2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장기 보유 시 복리효과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곱버스는 하락장에 대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손실이 빠르게 누적되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 호가 단위에 따른 체결 부담, 장기 보유 시 복리효과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