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온스그룹 전경. ⓒ휴온스
[편집자주]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측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소액주주들은 가치 이전, 승계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뉴데일리는 휴온스랩 합병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 논란이 오너 일가 승계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비상장 바이오 자회사 휴온스랩을 사업회사 휴온스에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지주사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이 가치 이전 등 논란을 제기한 데 이어 합병 시점과 지분 구조를 두고 승계와 관련된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있어서다.
회사 측은 승계 목적과 무관하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휴온스랩이 휴온스글로벌 산하 핵심 성장 자산으로 평가받아 온 만큼 해당 자산이 휴온스로 이전되는 구조에 대해 지주사 주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지난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존속회사는 휴온스, 소멸회사는 휴온스랩이다.
휴온스랩은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하이디퓨즈'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연구개발 기업이다. SC 제형 전환 기술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방어와 투약 편의성 개선을 위해 주목하는 분야다. 
국내에서는 알테오젠이 SC전환 플랫폼 'ALT-B4'로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휴온스랩의 합병가치가 충분히 반영됐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시 기준 휴온스랩의 법인가치는 약 1290억원으로 평가됐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 휴온스랩  '하이디퓨즈' 플랫폼 기술의 기술수출 계약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는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외부평가기관을 통해 적법하게 가치를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휴온스랩의 수익가치는 약 21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자본잠식 상태가 반영되면서 최종 기업가치가 약 1290억원으로 산정됐다는 설명이다.
◆지분 구조, 주가 하락과 함께 승계 의혹 확산
문제는 이번 합병이 오너 일가의 승계 구도와 맞물려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휴온스그룹의 승계 구도는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의 장남인 윤인상 휴온스글로벌 부사장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휴온스글로벌 최대주주는 지분 42.8%를 보유한 윤성태 회장이다. 윤 부사장의 휴온스글로벌 지분율은 4.62%다. 윤 부사장이 향후 안정적인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늘려야 하는 구조다.
휴온스랩이 휴온스글로벌 산하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휴온스글로벌의 기업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윤 부사장이 향후 지주사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휴온스랩이 휴온스에 흡수합병될 경우 기업가치는 휴온스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 지분을 통해 간접적인 수혜를 누리게 된다. 이에 소액주주들이 이번 합병을 두고 지주사 핵심 자산을 사업회사로 이전하는 구조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가 흐름도 의혹을 키웠다. 지난 5월 11일 휴온스와 휴온스랩 간 흡수합병 추진설이 퍼진 뒤 합병 공시일인 5월 18일까지 6거래일 동안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약 29%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휴온스 주가는 16.5% 올랐다. 
시장이 휴온스글로벌에는 핵심 자산 유출 우려를, 휴온스에는 신성장 자산 편입 기대를 각각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부사장이 이미 휴온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주들이 주목하고 있다. 윤성태 회장은 지난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사업회사 휴온스 지분 전량을 장남 윤인상 부사장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윤 부사장은 휴온스 지분 3.38%를 확보해 휴온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주사 지분 승계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휴온스랩 합병으로 휴온스의 성장성이 높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지자 일부 주주들은 이번 합병 시점을 승계 구도와 연결해 의심하고 있다.
다만 주가 하락이나 지분 구조만으로 승계 목적을 단정할 수는 없다. 회사 측도 승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송수영 휴온스 대표는 지난 4일 주주간담회에서 일부 주주들이 제기한 승계 목적 의혹에 대해 "소설"이라며 "이번 합병 과정에서 휴온스랩 가치를 낮추거나 휴온스글로벌 주가를 누르기 위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승계를 위한 목적이었다면 제가 이 합병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만에 하나 그런 논의가 있었다는 점이 특별위원회나 감사 과정에서 확인된다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특수관계인과 임원의 휴온스랩 지분 보유도 이해상충 논란을 키우고 있다. 회사 측은 오너 일가의 휴온스랩 지분 보유 사실을 인정했다. 
회사 측은 이를 책임경영 차원의 투자라고 설명했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이해상충 우려가 남는다.
합병이 성사되면 휴온스랩 비상장주식은 합병비율에 따라 휴온스 상장주식으로 전환된다. 합병 필요성, 기업가치 평가,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경영진과 특수관계인이 동시에 합병의 경제적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투명한 지분 내역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휴온스그룹은 이번 합병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바이오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휴온스는 제네릭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하고, 휴온스랩은 자본잠식과 R&D 비용 부담으로 안정적인 자금조달 기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설명에도 소액주주들의 의구심은 남아 있다. 합병이 정말 유일한 선택이었는지, 휴온스랩 가치가 충분히 반영됐는지,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에 따른 이해상충 우려를 어떻게 차단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7월 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 간 합병에 관한 휴온스글로벌 의결권 행사 찬반 결정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