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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 이어 채권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55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 턱밑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중동발 고유가 충격까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복합 불안 국면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940%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3.960%까지 상승했다. 3년물 금리가 3.9%대에서 마감한 것은 2023년 11월 3일(3.949%)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국고채 입찰에서는 사실상 4% 시대가 다시 열렸다. 이날 실시된 국고채 3년물 경쟁입찰에서 2조 8000억원이 연 4.0%에 낙찰됐다. 국고채 3년물 낙찰금리가 4%를 기록한 것은 금리 급등기였던 202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응찰금액은 7조 4370억원으로 응찰률은 265.6%를 기록했다.
장기물도 일제히 뛰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9.4bp 오른 4.348%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년물은 4.190%, 20년물은 4.407%, 30년물은 4.348%, 50년물은 4.207%로 상승 마감했다.
채권시장을 흔든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7만 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고용까지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반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고 고용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연준의 매파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환율 불안이 채권시장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55.2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긴급 구두개입으로 상승폭을 반납하며 1535.0원에 마감했지만 시장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1%를 기록하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역시 배럴당 100달러를 위협하고 있어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채 관련 발언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채 비율을 줄이는 것이 쉬운 방법이지만 빚이 없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초과 세수를 국채 상환에 적극 활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국채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채권시장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이제 환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율 급등과 국채금리 상승, 고유가 충격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운신 폭도 빠르게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것은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당분간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