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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첫 국적 유조선이 드디어 국내에 입항하면서 정유·해운업계가 모처럼 반가운 소식을 맞았다. 다만 여전히 국적 선박 25척이 해협에 남아 있는 데다 운송료, 보험료 등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업계의 시름은 이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 나온 국적선사 HMM의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울산항에 도착한다. 약 200만 배럴의 원유는 SK이노베이션 저장탱크로 옮겨진다. 이는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전쟁 전 계약한 1척의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입항하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과 함께 운송 리스크 일부를 해소하게 됐다. 
HMM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공식적으로 통과한 첫 선박인 만큼 의미가 크다. 한국인 9명과 외국인 12명 등 총 21명의 선원들도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약 100일 만에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다만 업계 전반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있는 국적 선박은 HMM, 팬오션 등 유조선 3척 포함 총 25척이다. 해운업계뿐 아니라 정유사인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도 각사가 계약한 유조선의 입항만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길어지면서 해운과 정유업계의 실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호르무즈에 묶인 선박들이 다른 항로에 투입하지 못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는 선박에서 하루 발생하는 손실액을 총 143만 달러(약 21억 원)로 추산했다. 전쟁위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위험 등이 적용되면서 보험료 부담도 급증했다.
정유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로 원유 프리미엄이 상승한 데다 비중동산 대체 원유 확보로 운송비 부담도 커졌다. 또한 비싸게 사온 원유가 향후 국제 유가 하락 시 재고평가손실로 이어지는 부담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역래깅 효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통상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을 때 석유 제품 국제가격이 상승하고, 해운 운임 역시 상승하면서 정유사와 해운사의 실적에 호재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기존 공식이 깨졌다.
이러한 부담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해운·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용 부담과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