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문신사중앙회

대법원이 미용문신(반영구화장) 시술 행위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그동안 의료법 위반 여부를 두고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문신 시술의 '무면허 의료행위' 공방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11일 오전 대법원 제2호 법정에서 열린 미용문신 관련 형사사건(사건번호 2023도 13101)의 무죄 확정 선고 직후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환영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선고 결과가 발표되자 대법원 앞에 모인 100여 명의 문신사들 사이에서는 환호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등 격앙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제도권 밖 사각지대에서 처벌 대상이었던 미용문신사들이 마침내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 역사적 순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개인의 형사소송을 넘어, 대한민국 문신 산업의 향방을 가르는 '마지막 분수령'으로 꼽혀왔다. 특히 앞서 판례 변화가 있었던 두피문신(SMP)이나 서화문신(타투)과 달리 시장 규모가 가장 크면서도 단속의 주 타깃이 됐던 반영구화장 분야의 첫 대법원 최종 판단이라는 점에서 보건의료계와 뷰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해 문신사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올해 대법원의 문신 관련 판례 변경이 이루어지기 전 문신 시술이 전면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받던 시기에 기소돼 수년간 재판이 이어져 왔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된 데 이어 이날 대법원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최종 확정하면서 미용문신 역시 의료행위의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감정에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은 한 사람의 재판 결과가 아니라, 전국 회원들이 직접 탄원서를 쓰고 자발적 모금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함께 지켜낸 대한민국 문신사들의 권리 회복 과정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에도 법원 앞을 지키며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온 현장의 문신사들이 포기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결과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법원 선고는 수많은 문신사들이 억울하게 범죄자로 취급받던 음지의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의 안전과 직업의 전문성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제도화 시대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0년간 법조계에서 문신 합법화를 이끌어온 손익곤 법무법인 인사이트 대표변호사는 "판례가 바뀌기까지 무려 3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문신이 의사에게만 허용된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에 국회 입법과 대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 시간 동안 억울하게 전과자가 되거나 생업을 잃으면서도 신념을 잃지 않은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이 있다"며 "우리 사회가 집단의 이기주의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직업의 자유에 더 가치를 두는 사회로 진일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신사중앙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은 숙제인 '보건위생의 철저한 관리'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분명히 했다.
단체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결코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안전과 위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권 문신 산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또 "문신사법의 성공적인 현장 정착과 체계적인 자격 제도 구축, 종사자 윤리의식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내년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합법적인 제도권 내에서 전문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