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시작된 레미콘 운송노동조합 파업 여파로 닷새 만에 100여곳 넘는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파업 사태가 다음주까지 지속될 경우 일부 현장의 전면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수도권 소속 조합원의 집단휴업으로 전날 기준 22개 대형건설사 공사 현장 105곳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약 10만㎥ 규모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되면서 공사 일정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건설협회는 현재 대부분 현장에서 공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파업 사태가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일부 사업장은 전면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우려다.
협회는 이날 '수도권 레미콘 운송 거부 사태 관련 긴급 업계 간담회'를 열고 13개 대형건설사 담당자들을 만나 현장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즉각적인 휴업 철회를 촉구하는 한편 조속한 협상 재개를 위한 정부 지원을 건의했다. 또한 레미콘 믹서트럭 수급 조절 검토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대형 국책사업과 도심권 현장에 대한 배치플랜트 설치 요건을 완화하는 공급 안정화 대책을 요구했다.
협회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 핵심 첨단산업 현장마저 공사가 중단돼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돌이키기 어려운 국가적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6개 대형건설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건설경영협회도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건설공정 특성상 레미콘 공급 중단은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품질 저하와 공사비 상승, 협력업체 경영난 등 연쇄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운송 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국민경제 전반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급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레미콘 믹서트럭의 수급 조절 해제 및 완화 등 전향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레미콘 노조와 사측인 제조사들은 국토교통부 중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양재역 인근에서 교섭을 재개했다.
노조는 회당 운송단가를 5200원 인상하는 안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운송단가는 기존 7만58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6.9% 인상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 입장에선 운송단가 인상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말까지 교섭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A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 대신 다른 공정을 우선 진행하는 등 방법으로 시간을 벌고 있다"며 "당장은 준공 기한을 준수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주까지 현 상황이 이어지면 전체 공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