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K-스틸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철강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가 그동안 요구해온 산업용 전기료 부담 완화 방안이 'K-스틸법'에 빠진 데다 EU의 철강 관세 변수도 남아 있어서다.
1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 K-스틸법으로 알려진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철강산업법)을 전격 시행한다.
이 법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탄소 무역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철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됐다. 저탄소철강 기술 선정·개발, 저탄소철강 특구 조성, 사업 재편 지원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간 요구해 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에 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K-스틸법' 실효성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철강 산업은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꼽힌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분기 1킬로와트시(kWh)당 105.5원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까지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K-스틸법에 전기료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철강은 24시간 공정이 돌아가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도 적합하지 않다"며 "지역별 차등 요금제라든지 산업 환경에 맞는 옵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전기요금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최근 요금을 하향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회에선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등이 전기요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K-스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로, 향후 제도적 지원방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철강관세 대폭 인상을 예고한 EU가 한국에 관세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단일국가 수출 1위 시장이었던 미국(약 29억달러)이 이미 철강관세를 50%로 올린 상황에서 EU도 장벽을 높인다면 기업들의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EU는 내달 1일부터 수입 철강제품에 적용하는 글로벌 무관세 할당량(쿼터)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그 외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제품(MTI 61) 수출액은 30억달러로 전체(약 248억달러)의 12.2%를 차지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0일 EU와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우호적인 배려를 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이달 초 EU 측에 우호적 고려를 요청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 통상교섭본부장과 EU 통상집행위원 사이에서 쿼터 물량에 대한 집중 협상이 진행됐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타국 대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업계는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다 보니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며 "한국이 무관세 쿼터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핵심인데, EU가 중요한 파트너인 만큼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부족하지 않게 협상이 잘 됐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