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유통 판이 바뀌었다.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쥐는 사이 대형마트는 2012년 도입된 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 규제에 묶여 있다. 국회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과 의무휴업 완화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뉴데일리는 규제 형평성, 이커머스 경쟁 구도, 골목상권 반발 등 쟁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정부와 정치권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과 의무휴업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2012년 도입된 대형마트 규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당초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표로 도입된 제도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규제가 실제 상권 보호 효과로 이어졌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에는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허용과 의무휴업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안은 새벽배송 허용을,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안은 새벽배송 허용과 의무휴업 규제 완화까지 담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2012년 도입됐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같은 소비자를 놓고 경쟁한다는 전제 아래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과 심야 영업 제한을 적용해 소비를 전통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유통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온라인 유통이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경쟁 구도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5월 발표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역의 대형마트 매출은 대구 4.7%, 서울 서초·동대문 2.8%, 부산 6.2~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활·식품·잡화와 농축수산·전통유통 업태에서는 매출 감소를 뒷받침할 만한 일관된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KDI는 특히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 증가는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소비를 빼앗은 결과라기보다 온라인 소비 일부가 오프라인으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구 지역 분석에서는 온라인 결제금액이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앞서 2024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대형마트 폐점이 주변상권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롯데마트 도봉점과 구로점 폐점 이후 반경 2km 내 상권 매출은 5.3% 감소했다.
특히 골목상권 매출은 7.5%, 매출 건수는 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주변 상권의 매출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동반 상승했다는 결과다.
연구진은 대형마트 폐점으로 유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주변 상권 매출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마트가 단순 경쟁자가 아니라 지역 상권의 집객시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 인식 역시 변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유통학회가 최근 발표한 유통산업 현안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6%는 대형마트 폐점을 ‘지역 생활 인프라 축소 문제’로 인식했다. 점포 폐점 시 우려되는 영향으로는 소비자 장보기 접근성 악화(53.9%), 지역경제·상권 위축(47.7%), 지역 고용 감소(38.0%) 순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응답자의 69.8%는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의무휴업 제도 역시 완화(30.8%)와 폐지(28.7%) 응답을 합하면 59.5%로 현행 유지(30.4%)를 크게 웃돌았다. 새벽배송 허용에도 응답자 65%가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