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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5월 회의에서 물가 상방리스크 확대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동발 고유가와 고환율, 반도체 호황에 따른 임금·자산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이 16일 공개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들은 현재 물가 상승이 단순한 유가 충격에 그치지 않고 수요 측면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위원들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과 임금 인상이 소비와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서울 동남권과 경기 남부 지역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한 위원은 “고유가 충격이 지속되고 반도체 기업의 임금 상승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물가 상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이 가장 경계한 부분은 공급 충격의 '2차 파급효과'다. 유가 상승이 석유류 가격 인상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생산비와 임금, 기대인플레이션을 통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의에서는 최근 일부 반도체 기업의 임금 인상 사례가 다른 업종으로 번질 경우 임금-물가 상승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생활물가 상승으로 체감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자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실무진 역시 수요 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에 동의했다. 실무진은 향후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성과급, 배당, 재정지출 등을 통해 가계로 이전되면서 내년 근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전망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우선순위를 성장보다 물가에 두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 위원은 “금년과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향후 통화정책에서 가장 우려되는 위험으로 “공급 충격이 수요 압력과 결합하면서 물가 파급효과가 확대되는 상황”을 꼽았다.
시장금리가 이미 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위원들은 최근 장기금리와 기준금리 간 스프레드 확대가 향후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선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의사록이 인상 소수의견 수준을 넘어 금통위 내부에 상당한 매파적 분위기가 형성됐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의사록 전반에 걸쳐 ▲고유가 ▲고환율 ▲반도체 호황 ▲임금 상승 ▲주택가격 상승 ▲기대인플레이션 등을 연결한 논의가 반복적으로 등장한 점은 향후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에 더욱 무게를 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