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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 투자자들의 '기초 체력'이 급격히 고갈되고 있다. 
대기 자금이자 '판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들어서만 20조 원 가까이 증발한 반면 빚을 내 주식을 산 ‘빚투(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융당국의 은행권 신용대출 규제까지 본격화되면서 대출로 버티던 개인 투자자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해 향후 ‘투매(패닉 셀링)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예탁금 19조 증발하는데 … 신용잔고는 ‘고작 1조’ 감소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순 139조 원 안팎을 기록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5일 기준 120조 5817억 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보름 만에 약 19조 원의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피로감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한 뒤 자금을 회수하거나 시장을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요지부동이다.
이달 초 38조 원대를 기록했던 신용잔고는 15일 기준 37조 7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예탁금이 20조 원 가까이 줄어드는 동안 신용잔고는 고작 1조 원 안팎 감소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탁금은 무서운 속도로 줄어드는데 신용잔고는 거의 그대로"라며 "개인들이 수익률 악화에도 불구하고 손절매 대신 빚으로 포지션을 유지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빚으로 버티기’의 한계 … 시한폭탄 된 반대매매
문제는 이처럼 '판돈'이 줄어든 상태에서 대출 잔고만 높게 유지될 경우 증시 변동성이 커졌을 때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점이다. 
주가가 추가 하락해 담보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과 비중은 시장 상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하루 반대매매 금액이 476억 원을 기록,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4.0%까지 치솟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시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투매의 악순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 시중은행 이어 인뱅까지 대출 규제 … ‘버티기’ 막차 끊기나
개인 투자자들을 가장 강하게 압박하는 대외적 요인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다. 
예상보다 빠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전방위적인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일반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 원으로 제한,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했다.
신한·우리·하나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량 제한 및 만기 연장 시 한도 감액 관리 강화에 나섰다.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1억 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 추진.
그동안 증시 부진 속에서도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활용해 '물타기(추가 매수)'를 하거나 담보 부족을 메워왔던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자금 조달의 막차가 끊기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는 빚투족들의 연쇄 마진콜을 유발할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며 "하반기 증시는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 폭탄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