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의 고효율 히트펌프 'LG 멀티브이 아이(Multi Vi)'가 설치 중인 스페인 대형 주거단지 '플렉시 리빙(Flexy Living)'의 조감도.ⓒLG전자
LG전자가 고효율 히트펌프를 앞세워 유럽 냉난방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에서 전기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이 강화되면서 주거용 냉난방 수요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스페인과 세르비아 대형 주거단지에 총 1500여 세대 규모의 맞춤형 솔루션을 공급하며 B2B 공조 사업 확대에 나섰다.
LG전자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깔레 푸에르자스 아르마다스 지역의 1000여 세대 규모 주거단지에 대용량 히트펌프 ‘LG 멀티브이 아이’를 설치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 제품은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와 AI(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환경 기준 대응력도 수주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멀티브이 아이는 기존 R410A 냉매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약 30% 수준인 R32 냉매를 사용한다. 건물 부문 탄소 감축 요구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는 냉난방 성능뿐 아니라 냉매의 친환경성, 에너지 효율, 설치 안정성이 제품 선정의 핵심 기준으로 꼽힌다.
현지 주거 환경을 반영한 설계도 차별화 포인트다. LG전자는 설계, 인증, 설치 단계에서 고객 요구를 반영해 글로벌 HVAC 기업들과의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특히 냉매 누출을 감지하고 차단하는 ‘1포트 차단밸브 유닛’은 기존 경쟁 제품보다 작고 가벼운 구조로 설계돼, 상대적으로 협소한 유럽 주거공간에서 설치 편의성과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세르비아에서도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LG전자는 수도 베오그라드의 주거용 레지던스 ‘킹스 서클’과 ‘더 원’에 멀티브이 아이와 멀티브이 에스를 중심으로 500여 세대 규모의 히트펌프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 개의 실외기로 냉난방과 급탕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적용됐다.
별도 열회수 유닛 없이 공조와 온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구성을 단순화한 점도 주효했다. 시스템이 단순해지면 공사비를 낮추고 설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건물 구조와 설치 조건을 고려한 설계로 운영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함께 높였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친환경 냉매 기반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공기 열원 히트펌프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은 지구온난화지수가 0.02에 불과한 R290 냉매를 사용한다. 회사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과 리더케르크 등 신규 주택단지에도 고효율 히트펌프를 잇달아 수주해 공급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 등 남유럽 5개국에서는 10만 가구 이상에 히트펌프 설치를 완료했다.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정책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규 건물의 저탄소 난방 확대를 유도하는 전기화 정책과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유럽연합의 리파워EU 정책이 시장 확대를 뒷받침한다. 유럽히트펌프협회에 따르면 2025년 유럽 주요 16개국의 히트펌프 판매량은 전년보다 11% 이상 증가한 263만 대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MMR 스태티스틱스는 유럽 히트펌프 시장이 2032년 약 4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유럽의 주거용 히트펌프 고객들은 제품 효율성은 물론 친환경성과 설치 편의성까지 고려한다”며 “다양한 냉난방 솔루션 포트폴리오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