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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며 주식시장 '빚투' 규모도 역대급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관리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기준(17일) 코스피·코스닥 전체 신용거래융자잔고는 37조8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7조원 수준이던 신용잔고는 반년 만에 10조원이 늘었다.
신용잔고는 지난달 말 38조원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글로벌 반도체 조정 여파로 이달 초 코스피가 급락하자 감소세로 돌아섰고, 11일에는 36조6565억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7400선 근방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단기간에 낙폭을 만회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활용도 다시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빚투 규모가 역대급 수준으로 커진 상황에서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코스피는 8830선에서 9380선까지 오르내리며 변동폭만 500포인트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는 신용융자 제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기,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10개 종목의 종목군을 ‘E’에서 ‘F’로 변경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와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순위에서 각각 3위와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종목들도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권에 속한 대형주다.
특히 ‘HANARO Fn K-반도체’와 ‘TIGER 200 IT’ 지수상장펀드(ETF), 카카오뱅크, 신세계는 종목군 ‘F’ 변경과 함께 증거금률도 기존 30∼40%에서 100%로 상향됐다.
위탁증거금 100% 종목이나 F군 종목은 신규 융자와 만기 연장 등이 제한된다. 사실상 투자자들의 신용거래 접근 문턱을 높인 조치다.
KB증권도 지난 17일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용공여한도 준수를 위해 신용융자 매수주문이 일시 제한된다고 안내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제주반도체와 주성엔지니어링 등 3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30∼50%에서 100%로 상향했다.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의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할 때는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보이지만, 반대로 조정이 나오면 반대매매가 낙폭을 키우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단기 수익률보다 담보비율과 만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먼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