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온스그룹. ⓒ휴온스
[편집자주]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측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소액주주들은 가치 이전, 승계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뉴데일리는 휴온스랩 합병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논란이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의 유동성 부담 문제로 번지고 있다. 회사는 순수 지주사라는 이유로 휴온스랩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어렵다며 핵심 사업회사인 휴온스와의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휴온스글로벌 타 계열사에 대해서는 바이백 옵션과, 지급보증, 연대보증 등 적지 않은 재무 부담을 떠안아 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계열사별 자금 지원 기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은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22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상장사 4곳과 비상장사 10곳 등 총 14곳의 자회사를 거느린 순수지주사다. 주요 수입원은 자회사 배당금, 브랜드 사용료, 경영자문 수익 등이다.
문제는 현금 보유액 대비 계열사 관련 재무 부담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5월 휴온스바이오파마 투자자에게 부여한 바이백 옵션 행사로 178억원대 원리금을 지급했다. 또 밀키트 제조 자회사 푸드어셈블 차입금에 대해 약 6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 차입금에 대해서도 360만달러(한화 약 55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현금 220억원 지주사, 바이백으로 178억원 유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휴온스바이오파마 관련 바이백 옵션 지급이다. 휴온스글로벌은 2023년 보유 중이던 휴온스바이오파마 보통주 일부를 카이 발리언트 에스테틱 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매각하면서 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해당 조합은 휴온스바이오파마 지분 2.74%를 보유했던 재무적 투자자(FI)다. 거래 주식수는 13만1680주, 주당 거래단가는 13만5410원으로 원금 기준 거래 규모는 약 178억원이다.
계약에는 휴온스바이오파마가 올해 6월 30일까지 기업공개 예비심사청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업공개 공모가치가 거래금액을 밑돌거나, IPO(기업공개) 절차가 무산될 경우 투자자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바이백 조항이 포함됐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5월 13일 카이 발리언트의 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휴온스바이오파마 보통주를 재매입했고 이 과정에서 총 원리금 178억300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20억원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바이백으로 현금 보유액의 상당 부분이 유출된 셈이다.
특히 바이백 조건상 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2026년 6월 30일부터 2028년 12월 28일까지로 알려졌지만 실제 재매입은 이보다 앞선 5월 13일 이뤄졌다. 휴온스바이오파마의 IPO 일정 지연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조기 상환에 요청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증 부담 공유 … 푸드어셈블 60억·바이오파마 360만달러
계열사 보증 부담도 남아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바이오파마 차입금에 대해 360만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가 차입금을 정상 상환하면 실제 현금 유출은 발생하지 않지만 채무불이행 등으로 금융기관이 보증 이행을 요구할 경우 휴온스글로벌이 부담을 질 수 있다.
푸드어셈블에 대한 연대보증도 부담 요인이다. 휴온스글로벌은 푸드어셈블의 KEB하나은행 차입금에 대해 두 건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보증금액은 각각 31억4750만원, 28억8000만원으로 합산 약 60억2750만원이다. 차입 실행금액은 각각 84억6000만원, 21억3070만원으로 총 105억9000만원 수준이다.
푸드어셈블이 차입금을 정상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하면 휴온스글로벌의 실제 현금 유출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푸드어셈블에 대한 채무보증 60억원이 휴온스글로벌의 별도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 419억원의 14.4%에 해당한다는 점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푸드어셈블의 자체 상환 여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휴온스글로벌 분기보고서상 푸드어셈블의 매출은 2024년 92억원, 2025년 87억원, 올해 1분기 23억원 수준이다. 보증금액 60억원이 지난해 매출의 70%에 육박하는 것이다.
지급보증과 연대보증이 곧바로 현금 유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증 대상 계열사가 차입금을 정상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하면 휴온스글로벌의 실제 부담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백으로 인한 현금유출은 이미 현실화됐고 보증은 조건이 발생할 경우 현금흐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우발채무다.
◆휴온스랩 지원 한계 밝혔는데 … 계열사별 지원 기준 논란
이러한 상황은 휴온스랩 합병 논란과 맞물려 해석된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랩이 매출 기반이 없는 연구개발 조직으로 지난해 약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해왔다. 
이에 따라 휴온스글로벌은 현금 창출력과 생산·개발 인프라를 갖춘 핵심 사업회사 휴온스가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 기조로 기업공개가 어려워지고 외부 투자 유치도 쉽지 않은 만큼 순수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지속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주사가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는 이미 바이백, 지급보증, 연대보증을 통해 재무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설명은 의구심이 들게 한다. 
휴온스랩에는 순수지주사라는 이유로 지원 한계를 내세우면서도 휴온스바이오파마와 푸드어셈블 등 다른 계열사와 관련해서는 상당한 현금 유출과 우발부담을 감수한 셈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휴온스랩 합병의 적정성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어떤 계열사에는 직접 지원이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다른 계열사에는 바이백과 보증을 통해 재무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적절한지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