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너럴 모터스 방산 부문인 GM 디펜스의 경량 전술차량. ⓒGM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방위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기존 자동차 생산 기술과 공급망을 군수 분야에 접목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방산 기업과의 협력을 잇달아 확대하며 군용차량과 방산 부품, 드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GM은 최근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사일과 지상무기 생산에 활용되는 범용 부품 공급을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한 대량 생산 역량과 공급망 관리 능력을 방산 분야에 접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프랑스 르노그룹도 방산기업 탈레스와 손잡고 군용 차량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열렸던 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 2026에서 군용 차량 4트루프 시제품을 공개했다. 탈레스와 공동 개발한 모델로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르노는 자사 공장 중 한 곳에서 탈레스의 드론도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군용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최근 유로사토리 2026에서 특수 차량 라인업을 선보였다. 영하 32도 극저온 등 극한 환경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소형 전술차부터 대규모 화물을 운반하는 대형 표준차까지 다양한 모형이 전시됐다. 특히 픽업트럭 '타스만' 기반의 군용 지휘차를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KG모빌리티 역시 군용차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무쏘를 시작으로 현재는 렉스턴 스포츠를 군용차로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픽업트럭 라인업을 활용한 군용차 사업 확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이처럼 방산 분야에 뛰어드는건 시장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유럽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방위 예산으로 약 1404조원를 책정하는 등 경쟁적으로 신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업체들의 방산 진출이 일시적인 사업 다각화를 넘어 장기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이 군용 모빌리티와 무인체계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자동차와 방산 산업 간 경계가 더욱 허물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의 생산기술과 공급망 운영 능력은 방산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수익성 방어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방산 협력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