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공공 매입으로 흡수하겠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사업이 실제 계약 단계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3차 공고 신청 물량은 1만6674호에 달했지만 계약 완료 물량은 1차 공고 기준 92호뿐이었다. 2차 매매협의 완료 물량이 전부 계약돼도 누적 1953호에 그치면서 3차 물량의 계약 전환 속도가 연말 5000호 목표 달성의 변수가 됐다.
24일 LH에 따르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임대주택 활용 사업의 1~3차 신청 물량은 총 1만6674호로 집계됐다. 1차 공고에는 3536호, 2차 공고에는 6185호, 3차 공고에는 6953호가 신청했다.
앞서 LH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방 주택시장 보완과 준공 후 미분양 해소를 위한 취지로 올해 매입목표는 5000호다.
1차 공고 신청 물량 3536호 가운데 심의통과 물량은 733호, 실제 계약체결이 완료된 물량은 92호로 나타났다. 신청 물량 대비 계약 완료 비율은 2.6% 수준이다.
1차 공고에서 계약이 끝난 물량은 부산 36호, 제주 56호뿐이었다. 심의통과 물량은 △부산 352호 △충남 92호 △대구 91호 △경북 88호 △제주 58호 △광주 31호 △경남 21호로 집계됐다. 대전·울산·강원·충북·전북·전남은 신청 물량은 있었지만 심의통과 물량은 없었다.
2차 공고도 아직 계약 완료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2차 신청 물량 6185호 가운데 심의통과는 2260호, 매매협의 완료는 1861호다. 매매협의 완료 물량 1861호가 모두 계약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해도 1차 계약 완료 물량 92호를 합친 누적 물량은 1953호다. 연말 목표 5000호 대비 39.1% 수준으로, 목표 달성까지 3047호가 더 필요하다.
2차 매매협의 완료 물량은 부산이 529호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498호 △전남 231호 △경남 194호 △충남 166호 △충북 111호 △전북 62호 △광주 29호 △제주 21호 △대구 20호 순이었다. 대전·울산·강원은 2차 신청 물량이 있었지만 매매협의 완료 물량은 없었다.
3차 공고 물량은 연말 목표 달성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남았다. 3차 신청 물량은 총 6953호로, 이 가운데 이미 준공된 주택은 5604호, 준공예정 물량은 1349호다. 준공예정 물량은 전체 3차 신청 물량의 19.4%다.
지역별 3차 신청 물량은 충남이 1781호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 1030호 △경남 1026호 △경북 769호 △전남 624호 △대구 503호 △전북 363호 △강원 257호 △제주 223호 △광주 168호 △대전 110호 △충북 69호 △울산 30호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1~3차 모두 신청 물량이 없었다.
준공예정 물량도 충남에 몰렸다. 3차 신청 물량에 포함된 준공예정 1349호 가운데 충남이 973호로 가장 많았고 △경남 147호 △광주 103호 △대구 76호 △부산 50호 순이었다. 이미 준공된 물량은 △부산 980호 △경남 879호 △충남 808호 △경북 769호 △전남 624호 △대구 427호 △전북 363호 △강원 257호 △제주 223호 △대전 110호 △충북 69호 △광주 65호 △울산 30호 등 총 5604호로 집계됐다.
다만 신청 물량이 곧바로 매입 실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LH는 3차 공고 물량에 대해 7월까지 현장조사, 8월 매입심의, 9월 이후 감정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가격협의, 하자보수, 권리관계 확인 등 후속 절차를 거치면서 최종 계약 물량은 신청 물량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LH는 1차 공고와 달리 2차부터 매매협의 물량이 늘었고, 3차부터 준공예정 주택까지 매입 대상에 포함된 만큼 목표 달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향후 3차 공고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4차 공고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LH 관계자는 "5000호 목표는 매입계약 기준으로 보고 있다"며 "1차 공고 실적이 저조했던 것은 맞지만 2차부터는 접수와 매매협의 물량이 늘어 시장 반응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1차 공고 당시에는 가격 기준이 낮아 심의통과 이후에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은 물량이 있었지만 2차부터 가격 기준이 상향됐고, 3차부터는 준공예정 주택까지 매입 대상에 포함했다"며 "3차 공고 이후 진행 상황에 따라 4차 공고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접수됐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매입할 수는 없다"며 "현장조사와 심의, 감정평가 등 절차를 거쳐 연말 목표 달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주택 업계에서는 신청 물량과 실제 계약 물량 사이 격차가 가격 조건과 주택 상태, 권리관계 확인 과정에서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은 사용승인이 끝난 주택이라 가격만 맞으면 바로 거래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임대주택으로 활용 가능한 면적과 주택 상태인지, 담보권이나 하자 문제가 정리됐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 입장에서도 감정평가 금액이 기존 분양가나 누적 금융비용을 반영한 기대가격과 벌어지면 계약에 나서기 어렵다"며 "공공 매입이 일부 물량 흡수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할인분양, 민간 임대 전환, 금융부담 완화 같은 시장 내 소진 장치가 함께 움직여야 실제 미분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