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40510 ⓒ뉴데일리
대웅그룹이 시지바이오 매각과 삼성동 본사부지 복합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바이오 자산의 매각과 강남 핵심 부동산 개발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최근 행보의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투자 활동보다 그룹 차원의 사업·자산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시지바이오 지분 51%를 약 561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추진 중이다.
거래 기준 기업가치는 약 1조1000억원 수준이다. 향후 시지바이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00억원에 도달할 경우 잔여 지분 28.1%를 추가 인수하는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 경영권 인수보다 성장성에 대한 베팅으로 보고 있다. IMM PE는 현재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투자에 나서지만, 향후 실적 개선이 현실화할 경우 시지바이오 기업가치가 2조원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에서는 재매각시 기업가치가 4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지바이오는 뼈·피부·혈관 등 인체 조직 재생에 필요한 의료기기와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재생의료기업이다. 주력 제품인 골대체재 '노보시스'를 앞세워 성장해 왔으며 최근 존슨앤드존슨(J&J) 계열 드퓨신테스와 북미·호주 시장 독점 사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시지바이오는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약 670억원을 확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예상되는 2030년 이후에는 2040년까지 약 2조5000억원 규모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FDA 허가 이후 미국 시장에서만 연간 25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목되는 점은 시지바이오가 구조조정 대상이나 부실 자산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북미 시장 진출과 글로벌 사업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몸값이 가장 높아진 시점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번 거래에는 IMM PE 외에도 KKR, EQT, 맥쿼리, TA어소시에이츠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그룹은 같은 시기 삼성동 본사부지 복합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개발 대상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부지로, 호텔과 오피스가 결합한 복합시설 조성이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반상업지역 전환이 이뤄질 경우 용적률 상향이 가능해지고 호텔 등 관광숙박시설 도입도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일반상업지역 전환이 이뤄질 경우 기존 업무시설 중심 부지의 활용도와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 부지는 삼성역과 코엑스,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예정지와 인접해 있으며 영동대로 복합개발 수혜 지역으로도 꼽힌다. 향후 마이스(MICE)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단순 사옥 재건축보다 자산 가치 재평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등기부 등본을 보면 해당 부지는 대웅개발과 대웅제약이 각각 2분의 1씩 보유하고 있다. 대웅개발은 ㈜대웅이 100% 보유한 자회사다. 대웅개발은 지난해 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을 확충했고 최근 부동산 및 투자자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재무 여건만 놓고 보면 급박한 유동성 확보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분기 말 기준 ㈜대웅의 유동자산은 1조788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597억원이다. 유동비율 역시 120% 수준으로 유동부채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 현금 확보보다 자산 효율화와 포트폴리오 재편 관점에서 해석하는 분위기다.
두 사업은 성격이 달라 보이지만 공통점도 분명하다. 시지바이오는 성장성이 반영된 비상장 바이오 자산의 현금화고 삼성동 개발은 강남 핵심 부동산의 가치 제고 작업이다. 바이오와 부동산이라는 서로 다른 자산을 각각 가장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재배치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지바이오 매각과 삼성동 개발은 각각 독립적인 사안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보유 자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사업과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지바이오 매각대금의 활용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지바이오 지분은 에이하나가 보유하고 있으며 에이하나 최대주주는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 일가의 개인회사인 블루넷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향후 자금 활용과 맞물려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