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가켐바이오 본사. ⓒ리가켐바이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국민성장펀드의 첫 바이오 직접투자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5000억원 규모의 장기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는 기존 기술이전 중심 전략을 유지하는 동시에 핵심 파이프라인은 후기 임상까지 직접 끌고가겠다는 계획이다. 
2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직접투자를 승인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과 임상개발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 중인 약 4500억원 규모의 자금은 기존 사업과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운영을 위한 재원이며 이번에 확보한 5000억원은 후기 임상개발부터 글로벌 신약 출시까지를 바라보는 장기 전략 투자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체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 수행 여력이다. 리가켐바이오는 그동안 일정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전략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자금 확보를 통해 전략적 가치가 큰 핵심 파이프라인의 경우 직접 후기 임상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회사는 이번 자금조달이 기술이전 전략의 축소나 대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기술이전 전략은 유지하되 핵심 자산에 한해 후기 임상까지 직접 수행하는 병행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성장펀드는 민간이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고위험·장기 투자 분야에 정책자금을 마중물로 공급하는 펀드다. 바이오 분야는 신약개발에 오랜 시간과 대규모 임상 비용이 필요한 대표적인 장기 투자 산업으로 꼽힌다.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ADC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신약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직접투자 대상으로 선정됐다. 회사 측은 이번 선정이 리가켐바이오의 ADC 원천기술과 글로벌 신약개발 역량이 국가 차원의 전략자산으로 인정받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달 규모는 총 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25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지원하고 나머지 2500억원은 대주주와 국내 기관투자자가 투자한다. 투자 기간은 10년 만기의 장기 투자 형태다.
자금조달은 전환사채(CB) 1700억원과 전환우선주 3300억원으로 구성된다. 인수인은 첨단전략산업기금 등을 포함한 특정 제3자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출자한다.
회사는 이번 발행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단순 신주 발행과는 다른 구조라고 강조했다. CB와 전환우선주는 발행 시점에는 보통주가 아니기 때문에 상장 보통주 발행총수가 즉시 증가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발행 시점 기준으로는 거래소에 유통되는 보통주 수량에 직접적인 변화가 없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발행가는 자본시장법령상 산정식에 따라 결정됐으며 별도 할인율은 적용되지 않았다. 전환우선주는 1년간 보호예수가 적용되고 전환사채는 1년간 권면분할이 금지된다. 전환권 행사도 발행 후 24개월이 지난 뒤부터 가능하다.
리가켐바이오는 매년 3~5개 수준의 신규 임상단계 진입을 예상하고 있다. 모든 파이프라인을 자체적으로 후기 임상까지 끌고 가기보다는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은 후보물질을 선별해 단계적으로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또 회사는 ADC 플랫폼을 비롯한 신규 모달리티와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조달은 단순한 재무 보강이 아니라 신약의 글로벌 출시라는 장기 목표를 안정적으로 완주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며 "충분한 현금 여력이 있을 때 선제적으로 장기·안정 자본을 확보함으로써 임상·허가·상업화 전 과정에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