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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전원 수용' 지시 이후 청년미래적금 가입 신청자는 출시 닷새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정책보다 예산이 뒤따르는 구조로 바뀌면서 재정 운용 원칙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청년미래적금 가입 신청자는 101만 2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가입 신청을 시작한 이후 첫 5영업일 만이다. 첫 주 출생연도 끝자리별 5부제를 운영했음에도 신청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오는 29일부터는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가입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청년미래적금은 만 19~34세 청년이 월 최대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기본금리 5%에 은행별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7~8% 금리가 적용된다. 정부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까지 반영하면 우대형 기준 연 18.2~19.4% 단리 적금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고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 1800만원에 정부기여금 216만원, 이자 239만원이 더해져 최대 2255만원을 받을 수 있다.
관심은 상품 흥행보다 정책 운영 방식의 변화에 쏠린다. 당초 금융당국은 가입 요건을 충족한 신청자가 예산 범위를 초과하면 개인소득이 낮은 순으로 가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었다. 한정된 재원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하겠다는 정책금융의 기본 원칙이었다.
기준은 출시 직후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기준에 해당되면 추가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다 처리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예산 한도 안에서 지원 대상을 정하는 방식에서 필요한 재원을 추가 확보해 신청자를 모두 수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다.
추가 예산 편성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청년미래적금 도입 당시 약 320만명 가입을 전제로 7450억원의 재정을 반영했다. 반면 가입 가능 대상은 약 550만명으로 추산된다. 신청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경우 정부기여금 재원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정 여건도 녹록지 않다. 정부의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총지출은 728조원으로 지난해 본예산보다 54조 7000억원(8.1%)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채무는 1415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1.6%로 사상 처음 50%를 넘을 전망이다. 최근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까지 추진되면서 재정 운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재정과 통화정책의 경계를 강조하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부부채의 화폐화(debt monetization)는 중앙은행의 신뢰와 통화정책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채 직접 인수는 시장금리의 가격 기능을 왜곡하고 대외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정책금융과의 충돌도 남아 있다.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는 청년미래적금으로 갈아탈 경우 특별중도해지를 통해 기존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청년도약계좌를 만기까지 유지하면 청년미래적금에는 새로 가입할 수 없다. 장기 가입을 전제로 설계한 정책상품과 신규 상품 사이에서 가입자의 선택을 다시 요구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청년미래적금은 국적이 아니라 국내 거주와 소득 요건을 기준으로 가입 자격을 판단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외국인 거주자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정부기여금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대면 가입만 가능하다. 지원 대상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도 제도 운영 과정에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정책금융은 가입자 수보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예산 배분 원칙이 함께 유지돼야 한다"며 "지원 대상이 늘어날수록 추가 재정 투입의 기준과 효과를 투명하게 검증하는 체계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