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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1차 협력사를 넘어 2·3차 협력회사까지 포함한 상생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통상 리스크, ESG 규제 강화로 대기업의 경쟁력이 협력사 체력과 직결되는 만큼 상생을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공급망 전략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삼성은 29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1~3차 협력회사와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제일기획, 신라호텔, 세메스 등 11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삼성은 이번 협약으로 공급망에 속한 약 6700개 협력회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약식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협약에 참여한 삼성 계열사 대표, 주요 협력회사 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주 위원장은 “이번 상생협약은 삼성의 상생 노력이 중소 협력회사로 막힘없이 흘러가도록 선순환의 물길을 여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공정위 역시 삼성과 협력회사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지금의 삼성이 존재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협력회사의 피와 땀, 열정과 노력이 있었다”며 “더불어 성장하는 운명공동체로서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상생의 온기가 2차, 3차 협력회사까지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자금, 기술, 인력 등 3대 분야 지원이다. 삼성은 현재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와 ESG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협력회사의 운영자금, 시설투자, 연구개발, ESG 전환을 지원해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 국내 기업 최초로 중소·중견 협력회사에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회사의 운영자금과 시설투자, 연구개발 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해 왔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1조원 규모의 ESG펀드도 조성했다. 협력회사의 사업장 환경·안전 개선, 에너지 사용 절감 등 ESG 투자에 대해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완제품 기업뿐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과 안전 수준을 요구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협력사의 ESG 대응력은 삼성의 수주 경쟁력과도 맞물린다.
기술 지원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협력회사뿐 아니라 거래 관계가 없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우수기술 설명회를 열어 협력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신기술 확보를 돕고 있다.
2013년부터는 공동투자형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총 500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 2015년부터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무상 개방해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까지 약 2500건의 특허 무상 이전이 이뤄졌다.
협력회사 기술 보호 장치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1·2차 협력회사가 기술자료와 영업비밀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연간 최대 100만원의 기술자료 임치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 보호 이슈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협력사의 기술 자산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인력 지원도 주요 축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을 열어 협력회사의 인재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2013년에는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설립해 컨설팅센터, 교육센터, 청년일자리센터를 중심으로 협력회사 임직원 교육과 인력 양성을 이어왔다.
협력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미래경영자 과정, 경영·기술·리더십 교육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AI, ESG, 자동화 분야 맞춤형 컨설팅을 확대하고 있으며 연 300여개의 온·오프라인 무료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안전한 사업장 구축을 위한 현장 점검과 안전 교육도 지속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협약에 지난 5월 발표한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약속 중 2·3차 협력회사 지원 및 산업재해기금 조성·운영 방안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