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시장연구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 자금이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되면서 8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단일종목 ETF 자체가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운용자산(AUM) 증가와 리밸런싱 거래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30일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ㆍ인버스 ETF 출시 전후 주식시장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2×) ETF 출시 이후 6월 19일까지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레버리지 ETF가 약 8.2조원, 인버스 ETF가 약 0.3조원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 ETF 가운데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에는 4.6조원, 삼성전자 관련 상품에는 3.7조원이 각각 유입됐다. 이에 따라 6월 19일 기준 레버리지 ETF의 AUM은 SK하이닉스 9.15조원, 삼성전자 5.22조원까지 확대됐다.
보고서는 단일종목 ETF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의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출시 직후에는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형 ETF와 코스피 지수형 ETF에서 순매도가 확대됐다.
국내 반도체형 ETF는 출시 전 20영업일 동안 ETF 전체 누적 순매수 11조원 가운데 3.4조원으로 31%를 차지했지만, 출시 이후에는 순매도로 전환됐다. 출시 전 일평균 1,717억원 순매수였던 자금은 출시 첫 주(5월 27일~6월 2일) 일평균 2,866억원 순매도로 바뀌었고, 이후(6월 4일~19일)에는 일평균 193억원 순매수로 일부 회복됐다.
코스피 지수형 ETF 역시 출시 첫 주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순매도가 확대됐다. 반면 코스닥 지수형 ETF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출시 전 일평균 685억원 순매도였던 개인 자금은 출시 첫 주 일평균 1,500억원 순매수로 전환됐으며, 레버리지 ETF 중심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주식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ETF 출시 이후 개인 순매도가 확대됐다. 출시 첫 5영업일 동안 추세 대비 일평균 1,946억원의 추가 순매도가 발생했지만 이후에는 406억원으로 감소하며 점차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량과 변동성도 확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출시 첫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래량은 모두 출시 전 20영업일 기준 상위 20%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후 거래량은 삼성전자 상위 60%, SK하이닉스 상위 50% 수준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거래량 대비 변동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다만 자본시장연구원은 변동성 확대를 단일종목 ETF 영향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단일종목 ETF 출시 이후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은 90%에서 101%로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6%에서 75%, 마이크론은 85%에서 126%로 더 큰 폭 상승했다. S&P500 변동성도 14%에서 17%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반도체 업종 전반의 변동성 확대와 이란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및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거시환경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특성상 리밸런싱 거래가 변동성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상승하면 목표 노출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ETF가 현물과 선물을 추가 매수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6월 19일 기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전일 AUM은 8.7조원이었으며, 당일 주가가 2.9% 상승하면서 주식 현물 약 0.26조원, 선물 약 0.27조원의 추가 매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리밸런싱 거래 규모는 거래대금 대비 삼성전자 평균 1.6%, SK하이닉스 평균 2.1% 수준으로 각각 1~3%, 1~4% 범위에서 나타났다. AUM이 증가할수록 리밸런싱 거래 규모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실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AUM은 6월 10일 4.84조원에서 6월 19일 9.15조원으로 4.31조원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약 3.6조원은 주가 상승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증가 효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시 매수하고 상승 시 매수를 줄이는 역추세추종 매매 성향을 보이면서 리밸런싱 거래의 변동성 확대 효과를 일부 완화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단일종목 ETF는 구조적으로 리밸런싱 거래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개인의 역추세추종 매매가 일부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 AUM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리밸런싱 거래가 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들도 주가 상승 이후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종목 쏠림 위험을 감안해 위험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