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경기도 용인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광주 첨단지구 일대 분양권 시장이 반도체 클러스터 기대감에 반응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왔던 이른바 '마피' 매물이 줄고, 일부 단지에서는 수천만원대 웃돈이 붙은 거래와 호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 구상이 발표된 뒤 침체됐던 지역 분양권 시장의 가격 흐름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남 장성군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첨단센트럴 전용 84㎡ 분양권은 최근 프리미엄 5000만원이 붙은 5억9627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올해 초 최대 8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던 곳이다. 반도체 호재 이후 프리미엄 거래가 나오면서 손실 매물 중심이던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첨단제일풍경채그랑포레에서도 웃돈이 붙은 매물이 나왔다.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이 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최대 2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5억5794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전용 59㎡ 저층 분양권도 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2억9300만원 거래 사례가 나왔다. 최근까지 첨단지구 일대 분양권 시장을 누르던 마피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분위기 변화는 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 본격화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서남권에 800조원 규모 반도체 신규 투자 계획을 담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광주 입지 경쟁력을 언급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구상에 힘을 실었다. 대기업 투자 기대감이 첨단지구 분양권 시장으로 먼저 번진 것이다.

현장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발표 직후 첨단지구 일대 중개업소에는 분양권과 기존 아파트 매수 문의가 늘었고, 일부 매도자는 기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프리미엄을 다시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던 분위기에서 호가를 지켜보는 흐름으로 바뀐 셈이다.

신규 분양 예정 단지들도 반도체 호재를 주요 변수로 내세우고 있다.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PFV는 오는 9월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챔피언스시티 1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약 29만8000㎡ 규모 부지를 개발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1차 물량은 지하 3층~지상 49층 12개 동, 총 3216가구다. 

챔피언스시티는 더현대 광주와 특급호텔, 문화공원, 업무시설 등이 함께 조성되는 대형 복합개발지다. 분양을 앞둔 사업지에서도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출범과 삼성·SK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주요 호재로 제시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도 첨단지구 수요는 수치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호반써밋 첨단3지구는 1순위 청약에서 635가구 모집에 1777명이 신청해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주 A7블록은 215가구 모집에 1343명이 몰려 6.2대 1을 나타냈고, 전용 84㎡A는 132가구 모집에 1208명이 신청해 9.2대 1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1주 기준 0.11% 하락했다. 지역 전체로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 부담과 마피 매물에 눌려 있던 첨단지구에서는 반도체 후보지 기대감이 매도자들의 가격 눈높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광주 첨단지구는 공급 부담과 분양권 마피로 매수 심리가 약했던 지역"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현재는 기대감이 가격에 먼저 반영되는 단계라 실제 거래가 얼마나 따라붙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