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전전자와 SK하이닉스와 함께 서남권(호남)에 반도체 팹(FAB) 4기를 건설하고 전국에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호남 지역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풍부해 충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지만, 산업계의 시각은 정반대다. 재생에너지는 낮과 밤, 바람의 유무 등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 때문에 1초도 멈춰선 안되는 반도체 공장의 전력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호남권의 유일한 원전인 한빛 1~6호기의 설계수명을 연장하고,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국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서도 신규 원전이 필수다. 이에 따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부터 이를 반영한 현실적인 전력 수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와 전국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필요한 추가 전력은 약 24.7GW 규모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약 6.3GW, AI 데이터센터에 약 18.4GW가 각각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에 쓸 전기를 어떻게 끌어오느냐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서면 축사에서 "이곳 서남권은 국내 최고, 최대의 태양광, 해상풍력을 비롯해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지역"이라며 "미래 첨단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 특히 재생에너지를 대대적으로 공급할 잠재력이 바로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충당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중심의 호남권의 전력 자립도는 200% 수준이고, 전국 태양광 발전량 약 32GW 가운데 호남이 11GW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태양광은 호남 발전량의 약 47%를 차지한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를 바로 반도체 공장에 끌어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태양광은 낮과 밤의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이고, 풍력 발전은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날씨와 지형 조건에서 재생에너지의 발전 효율은 20% 미만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낮에는 태양광, 태양광이 없는 밤에는 바람(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된다고 얘기하는데 둘 다 없는 날은 어떻게 전기를 생산하겠냐"며 "반도체 공장을 재생에너지로 돌린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은 1초라도 전기 공급이 끊기면 생산 중인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3일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웨이퍼 7만1000장을 폐기했고, 이로 인해 총 5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선 기저 전원이면서 발전 단가가 싼 원전이 유일한 대안이다. 에너지 업계와 학계에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24.7GW의 전력을 충당하려면 1.4GW 짜리 대형 원전 20기를 2035년까지 건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설계, 건설, 시운전까지 통상 10년 안팎이 걸리는 초장기 국가사업이다. 이를 위해선 2년마다 수립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매 회차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향후 15년 동안 전력 수요와 발전설비, 전력시장 방향 등을 담는 국가 전력정책이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10월 발표하는 12차 전기본(2026~2040년)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은 대형 2기, SMR 1기로 각각 2037~2038년, 2035년 준공이 목표다.
이를 토대로 원전 건설 기간을 10년으로 보고 제12차 전기본부터 대형 원전 2기를 매 회차마다 반영하면, 당장 내년부터 착공한다 해도 대형 원전 20기가 모두 준공되는 시점은 2055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 업계 등이 강조하는 2035년에 준공이 가능한 신규 대형 원전은 11차 전기본에 따른 2기와 12차 2기 등 4기가 사실상 한계라는 지적이다.
다만,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경우 목표 달성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가장 먼저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원전 1~6호기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빛 1호기는 지난해 12월 멈춰섰고, 2호기도 올해 9월 운행이 중단된다. 3~6호기 역시 2034년 9월부터 2042년 7월까지 차례로 가동이 중단된다.
우리나라의 시공 기술로 동시에 건설이 가능한 원전은 10기 안팎이라고 한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호남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를 모두 합하면 약 24.3GW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며 단순 계산하면 대형 원전 약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공급 능력만 놓고 보면 과거 국내에서는 최대 9~10기의 원전을 동시에 건설한 경험이 있어 시공 자체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해외 원전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교육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송전망 확보도 관건이다. 아무리 많은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송전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송전망 확충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11차 전기본에서 계획한 54개 송전망 건설 사업 가운데 37%에 달하는 20개가 지역 주민 반대와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지연 등으로 미뤄진 상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고, 이를 보완하려면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양수발전 등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며 "현실적으로는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전원 믹스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호남 지역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풍부해 충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지만, 산업계의 시각은 정반대다. 재생에너지는 낮과 밤, 바람의 유무 등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 때문에 1초도 멈춰선 안되는 반도체 공장의 전력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호남권의 유일한 원전인 한빛 1~6호기의 설계수명을 연장하고,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국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서도 신규 원전이 필수다. 이에 따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부터 이를 반영한 현실적인 전력 수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와 전국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필요한 추가 전력은 약 24.7GW 규모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약 6.3GW, AI 데이터센터에 약 18.4GW가 각각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에 쓸 전기를 어떻게 끌어오느냐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서면 축사에서 "이곳 서남권은 국내 최고, 최대의 태양광, 해상풍력을 비롯해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지역"이라며 "미래 첨단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 특히 재생에너지를 대대적으로 공급할 잠재력이 바로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충당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중심의 호남권의 전력 자립도는 200% 수준이고, 전국 태양광 발전량 약 32GW 가운데 호남이 11GW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태양광은 호남 발전량의 약 47%를 차지한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를 바로 반도체 공장에 끌어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태양광은 낮과 밤의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이고, 풍력 발전은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날씨와 지형 조건에서 재생에너지의 발전 효율은 20% 미만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낮에는 태양광, 태양광이 없는 밤에는 바람(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된다고 얘기하는데 둘 다 없는 날은 어떻게 전기를 생산하겠냐"며 "반도체 공장을 재생에너지로 돌린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은 1초라도 전기 공급이 끊기면 생산 중인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3일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웨이퍼 7만1000장을 폐기했고, 이로 인해 총 5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선 기저 전원이면서 발전 단가가 싼 원전이 유일한 대안이다. 에너지 업계와 학계에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24.7GW의 전력을 충당하려면 1.4GW 짜리 대형 원전 20기를 2035년까지 건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설계, 건설, 시운전까지 통상 10년 안팎이 걸리는 초장기 국가사업이다. 이를 위해선 2년마다 수립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매 회차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향후 15년 동안 전력 수요와 발전설비, 전력시장 방향 등을 담는 국가 전력정책이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10월 발표하는 12차 전기본(2026~2040년)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은 대형 2기, SMR 1기로 각각 2037~2038년, 2035년 준공이 목표다.
이를 토대로 원전 건설 기간을 10년으로 보고 제12차 전기본부터 대형 원전 2기를 매 회차마다 반영하면, 당장 내년부터 착공한다 해도 대형 원전 20기가 모두 준공되는 시점은 2055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 업계 등이 강조하는 2035년에 준공이 가능한 신규 대형 원전은 11차 전기본에 따른 2기와 12차 2기 등 4기가 사실상 한계라는 지적이다.
다만,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경우 목표 달성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가장 먼저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원전 1~6호기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빛 1호기는 지난해 12월 멈춰섰고, 2호기도 올해 9월 운행이 중단된다. 3~6호기 역시 2034년 9월부터 2042년 7월까지 차례로 가동이 중단된다.
우리나라의 시공 기술로 동시에 건설이 가능한 원전은 10기 안팎이라고 한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호남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를 모두 합하면 약 24.3GW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며 단순 계산하면 대형 원전 약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공급 능력만 놓고 보면 과거 국내에서는 최대 9~10기의 원전을 동시에 건설한 경험이 있어 시공 자체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해외 원전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교육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송전망 확보도 관건이다. 아무리 많은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송전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송전망 확충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11차 전기본에서 계획한 54개 송전망 건설 사업 가운데 37%에 달하는 20개가 지역 주민 반대와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지연 등으로 미뤄진 상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고, 이를 보완하려면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양수발전 등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며 "현실적으로는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전원 믹스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