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 본사 전경.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고수익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호실적과 함께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 등 강도 높은 주주환원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주가 반응은 미지근하다. 
셀트리온이 시장의 재평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신약 성과와 미국 시장 성장성을 더 뚜렷하게 입증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2%, 영업이익은 77.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약 25%에서 올해 2분기 약 33%로 높아졌다. 셀트리온이 올해 초 제시했던 2분기 영업이익 목표 4000억원도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실적은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이 함께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셀트리온은 합병 이후 일회성 비용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고수익 신규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고수익 신규 제품군 확대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를 비롯해 유플라이마, 스테키마 등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 매출이 늘면서 신규 제품군의 전체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짐펜트라는 미국에서 처방 실적을 경신하고 있으며 스테키마도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앱토즈마, 스토보클로-오센벨트 등 후속 제품도 하반기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 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합병 이후 발생했던 일회성 비용이 대부분 해소됐고 고원가 재고 소진, 개발비 상각 종료, 생산 수율 향상 등이 동시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합병 이후 비용 부담과 재고 이슈가 점차 완화되면서 본업의 수익성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 미지근한 주가 … 주주환원책은 지속
다만 주가 부양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이날 10시 30분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17만55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23% 하락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2월 말 52주 최고가인 23만9244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지속하락해 17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셀트리온의 2분기 실적에 대해 호평을 이어갔지만 목표주가 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셀트리온의 목표 주가를 기존 27만6418원에서 26만원으로 6%가량 하향했다. 반도체 등 대형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헬스케어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셀트리온은 주주가치 제고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보통주 1주당 신주 0.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무상증자 규모는 약 1092만주다.
또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도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도 10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크다. 회사는 앞서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5월 발표한 자사주 추가 매입분까지 연내 소각하면 올해 전체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3년 동안 누적 자사주 소각 규모는 발행주식 총수의 8%를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는 단기 주가 안정과 함께 장기 주주환원율 확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 하반기 짐펜트라 성장성 입증해야 … R&D 성과도 핵심 모멘텀
일각에서는 대규모 주주환원책만으로 주가 재평가를 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단기적으로 주가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 재평가는 결국 실적 개선의 지속성과 성장 모멘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확대를 넘어 고수익 제품의 미국 매출 확대와 신약 성과를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평가받지만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 압력이 크고 후발 제품 진입에 따른 수익성 방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핵심 변수는 짐펜트라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 높은 제품으로 키우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미국 처방 확대 속도가 빨라질수록 수익성 개선 흐름도 강해질 수 있다.
후속 바이오시밀러 성과도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SC제형,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다잘렉스 바이오시밀러 등 후속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18개, 2038년까지 모두 41개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CT-P70과 CT-P7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회사는 내년까지 모두 20개의 신약 포트폴리오 확보를 목표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역량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기존 약 25만 리터 생산시설에 더해 18만 리터 규모의 4·5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도 7만5000리터 증설을 결정했다.
미국 생산기지 확대는 공급망 리스크와 관세 부담에 대응하는 수단이다. 동시에 미국 시장 공략과 위탁생산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약 R&D 이벤트가 셀트리온의 주가 재평가를 이끌 수 있는 핵심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판매로 벌어들인 자금을 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높이는 것도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주요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 3종의 임상시험이 본격화돼 R&D 성과가 도출되면 주가 재평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