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을 항체 중심에서 siRNA, 효소, 퓨전단백질, 3중항체로 확장하고 있다. GSK,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와의 공동연구가 예상보다 가속화되면서 BBB 셔틀 경쟁이 단일 수송체 검증을 넘어 모달리티별 최적화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GSK와 일라이 릴리와의 BBB 셔틀 플랫폼 공동연구 현황을 공개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GSK와 릴리의 현재 협업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릴리 팀은 회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후속 물질 도출 일정을 앞당기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연구진 10명은 지난 6월 바이오USA 기간 중 릴리 보스턴 사이트를 방문해 공동연구 미팅을 진행했다. 릴리는 향후 매년 양사가 오가며 공동연구 미팅을 이어가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대표는 "이미 6월에는 저희가 다녀갔고 올해 11월이나 12월에는 릴리 측이 에이비엘바이오를 방문해 미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SK와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GSK는 대면 미팅을 하지는 않지만 이메일이나 줌 미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GSK측이) 진행하는 방향에 대해 필요할 때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주목하는 것은 BBB 셔틀 시장이 '2세대 경쟁'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특정 수용체를 이용해 약물을 뇌 안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자체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항체, siRNA, 효소, 퓨전단백질 등 모달리티별로 어떤 셔틀이 더 적합한지를 가리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글로벌 BBB 셔틀 경쟁은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IGF1R, CD98hc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IGF1R 기반 BBB 셔틀인 '그랩바디-B'를 핵심 플랫폼으로 개발해왔다. 이 대표는 "GSK와 릴리 딜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사노피와의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점"이라며 "IGF1R은 인슐린 부작용이나 다른 사이드이펙트가 없음을 임상에서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TFR 기반 셔틀과의 차별성도 언급했다. 그는 "트랜스페린 수용체는 빈혈이나 혈액독성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반면 IGF1R 셔틀은 그런 부작용 우려가 없다는 점을 임상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BBB 셔틀의 뇌 전달 효율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단독 항체는 뇌 조직 표면에 많이 머무르지만 BBB 셔틀을 붙인 이중항체는 뇌 안쪽으로 잘 통과해 많은 신호가 검출됐다"며 "이런 여러 메커니즘에 대해 현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BBB 셔틀을 단일 수용체에만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IGF1R 플러스 TFR, IGF1R 플러스 CD98hc 같은 이중 BBB 셔틀 프로그램이 전임상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3중항체 개발 가능성도 구체화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부적으로 타우 단백질을 겨냥한 항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3중항체 프로그램은 내년이면 독성시험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까지 들어섰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BBB 셔틀 플랫폼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siRNA 전달도 핵심 확장 영역이다. 이 대표는 "siRNA를 어떤 식으로 뇌와 근육으로 전달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여기에 TFR, IGF1R, CD98hc 또는 듀얼 셔틀이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릴리와의 공동연구 과정에서 siRNA 전달용 BBB 셔틀 구조도 수정되고 있다. 이 대표는 "릴리와 공동연구를 하면서 저희가 찾지 못한 부분을 릴리가 걱정했고, 그 부분이 수정됐다"며 "기존의 한 가지 모델만 갖고 가는 것이 아니라 siRNA 전달에 맞춰 BBB 셔틀의 모양을 굉장히 다양하게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허는 이미 준비해 출원이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확정한 변형 버전의 siRNA용 그랩바디-B가 나올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 파이프라인에서도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위암 ABL111은 임상 1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12월 허가용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당초 임상 2상 후 3상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아스텔라스가 클라우딘18.2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상업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발 속도를 앞당기기로 했다. 임상 3상 데이터는 2029년 말 또는 2030년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ABL111은 클라우딘18.2와 4-1BB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다. 회사는 ABL111이 클라우딘18.2 고발현 환자뿐 아니라 저발현 환자에서도 효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기술이전, 공동개발, 자체 임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파트너사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DC(항체-약물접합제) 영역에서는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이상훈 대표는 "기존 토포아이소머레이스 페이로드 중심의 ADC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듀얼 페이로드와 노블 페이로드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선택적 파트너십을 통해 4개 듀얼 페이로드 조합을 확보했으며 PDX 모델에서 효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BBB 셔틀, 이중항체, ADC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동개발 역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상훈 대표는 "향후 5년 동안 단순 기술이전 로열티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상업화에 동참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